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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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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정월대보름

달 보러 가면서 선생님이 사준 머플러 하고 갔어요. , 예쁘다. 감사합니다. 했어요.’ 손녀 머플러를 사면서 지인 손녀가 생각나 하나 더 구입해줬더니 정월대보름에 인사를 건네온다. ‘달을 봤다고?’ 어머니 뵈러 진주 나갔다가 깜깜한 하늘 아래 훤한 진주성 불빛만 바라보다 들어 온 내가 묻는다. ‘달은 못보고 달집 태우는 거 보고 왔어요. 사위가 삼재라 팬티 한 장 태우고 왔어요.’한다. 덧붙여서 하면 좋다고 했더니 그러겠다고 해서 다행이었어요.’ ‘맞아, 요즘 아이들 안한다 할 수도 있는데

많은 갈등의 원인은 세대 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흔하다. 우리의 젊은 시절, 부모들의 간절함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은 노력하지 않은 결과라 생각했고 하고자 한다면 못할 것이 없으리란 믿음으로 지냈다. 돌에도 빌고, 나무에도 비는 심정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자녀들의 안녕이 언제나 내 기도의 주제가 되어 있음을 느낀다. 삼재라 입던 팬티라도 태워 액운을 피하고 건강하고 복되기를 빌어주고 싶은 마음을 받아 준 그 친구의 사위가 나도 고맙기만 하다. ‘아이 참, 별 걸 다 하라 하시네요. 괜찮아요.’ 했더라면 얼마나 무안하고 속상했을까.

우리 어머니도 극성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이런저런 요구를 많이도 하셨다. 돌아오는 절기마다 먹을 걸 먹어야하고 빌어야 할 것도 많았다. 콩이며 팥이며 그때는 이해할 수 없는 방법들을 일러주시고 가끔은 부적 같은 것들을 몸에 지니게도 하셨다. 세월이 지나고 내목숨보다 귀한 아이들이 생기자 조금씩 어머니를 이해할 것 같았다. 젊은 시절, 12살 아들 둘을 잃은 어머니의 아픔은 얼마만한 크기였을까 짐작도 못할 것 같아서

이번 대보름엔 무심하게도 달님은 오시지도 않고 지나간다. 며칠 전부터 여기저기 달집들을 마련해 둔 곳이 많았다. 잦은 비에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염려하면서도 달집은 세워지고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며 많은 달집은 태워졌나보다.

내 어릴 적에는 가마니를 끌고 집집마다 다니며 달집 나무를 얻으러 다니던 동네 어른들이 있었고, 그 뒤를 쫄랑이며 따라다니던 아이들 덕분에 명절 냄새가 났다. ‘설은 나가 쉬더라도 보름에는 꼭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던 속설 때문에 타관에 나가 있던 사람들이 보름이면 고향을 다녀가려고 애를 썼던 일도 기억이 난다.

우리의 고향은 어디일까. 각자 그리운 고향은 가슴에 지니고 살고 있을까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내가 태어난 곳이 고향인지, 부모님이 계신 곳이 고행인지, 내 추억을 담고 있는 곳이 고향인지 그리고 언젠가 돌아가고 싶은 곳은 있는지.

달도 뜨지 않은 정원대보름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다행히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정월대보름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정월대보름에는 부럼, 오곡밥, 귀밝이술, 나물과 제철 생선을 먹으며 한 해 건강과 소원을 빌고, 부럼을 깨고 더위를 팔며 건강을 기원하는 풍속이 있다고.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우리의 것들을 찾아 보존하는 일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다. 전통놀이에 관심이 많은 나는 마당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어린 시절 정월대보름이면 농악 소리에 맞춰 손을 잡고 달집 주변을 맴돌며 춤추고 소리 지르던 그 밤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집집마다 다니는 동네 풍물패를 뒤따라 친구들과 깔깔대던 시절도 있었다. 있는 집에서는 마당에 푸짐하게 음식상을 차려 이웃들에게 나누어 먹이며 정을 나누던 그 시절들이 아름답기만 하다. 누구를 불러 세울까. ‘친구야, 내 더위 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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