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양초등학교(Ⅰ)

기사입력 2023.11.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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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수려한 형제봉 정기를 내려 받는 악양초등학교를 찾아 나섰다. 세 가닥 길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한 가닥은 개치대축소축덕계마을 지나 300년 수령의 상수리나무처럼 만수(萬壽)를 보장하는 경로당을 지나 취간림으로 올라오는 길, 다른 가닥은 회남재를 넘고 정동마을로 내려오는 길, 나마지는 외둔상평입석봉대마을로 올라오는 길이다.

    삼거리에 세월을 머금은 비석들이 나열되었다. 좌로부터 전학무위원강태진기념비(前學務委員姜態進紀念碑)이다. 흙을 돋우고 돌에 악양면새마을지도자협의회에서 면민의 쉼터 뉴 새마을 운동그리고 기단에는 꿈이 있으면 땀을 흘려라!’를 새겼다. 옆에 이순신 백의종군로비에 합천 율곡(135km), 화개 12km, 하동 악양 정서리 악양우체국옆이라 새겼다. 현 위치는 정서리라는 것이다. 회남재 가는 길에 정동마을 표지석이 있다. 사전에는 정동(正東)은 똑바른 동쪽, 정서(正西)를 똑바른 서쪽으로 풀이하고 있다. 해 뜨는 곳을 동쪽 해지는 곳은 서쪽이다. 해를 기준으로 바른 동쪽에 정동 마을, 정서리는 바른 서쪽에 있다는 마을일까?

    이순신 백의종군 기간은 159741일부터 82일까지이다. 하동으로 들어왔다가 하동으로 나간다. 악양과 두치에서 각 1, 하동읍성 2, 칠천량 패전 보고를 받고 남해안을 둘러보는 옥종 5일이다. 재임용교서를 받고 임지로 가는 한나절 하루 밤을 보내게 된다. 난중일기의 하동으로 들어오는 1597526.. 병진. 종일 큰 비가 내렸다. 비를 맞으면서 길에 올라 석주관(구례 토지면 송정리)의 관문에 이르니 비가 퍼붓듯이 왔다. 말을 쉬게 했어도 길을 가기 어려워 엎어지고 자빠지면서 악양 이정란의 집에 당도했는데 문을 닫고 거절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들 열에게 억지로 청하게 하여 들어가 잤다. 행장이 다 젖었다.

    이순신은 1597128,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었다가 파직되고 34일 한양 의금부 옥에 갇혀 27일 만에 옥문을 나와 도원수 권율 휘하에 백의종군하려 합천으로 이동한다. 백의종군이란 흰 옷을 입고 직무를 수행 한다는 것으로 죄 지은 장수를 처형 대신 싸움터에 내보내 공을 세워 속죄할 기회를 주는 형벌이다.

    413일 맑음. 순화가 배에서 와서 어머님의 부고를 전했다. 달려 나가 가슴을 치고 뛰며 슬퍼하니 하늘의 해조차 캄캄해 보였다. 어머니는 한양으로 아들 면회 갔다가 석방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배를 타고 돌아오다 세상을 떠나고, 이순신은 어머니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길을 나선다. 이순신은 이십여 차례에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79일 맑음. 이 밤은 달빛이 대낮같이 밝으니 어머니를 그리며 슬피 우느라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순신 백의종군로는 역사와 교훈의 길이다. 황치산 아래 횡천면 여의마을 입구에 기와지붕을 얹은 솟을대문 기둥 사이에 안내판을 걸고 이순신 장군이 머문 곳, 백의종군 중에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용 교지를 받고 첫날 도착한 마을입니다. 1597(정유년) 83이라고 기록하였다. 실로 여의마을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계기로 되고 있다! 비 맞으며 하동으로 접어드는 이순신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하동에서 첫째 빔을 지새우는 이정란 집터에 백의종군로 연수관을 꾸며 충무공 정신을 배우는 명소가 되게 하자!

    학교 담벽을 흰색으로 단장하고 각종 게시물을 전시하였다. ① 〈100년의 역사 새로운 미래로 날아오르자. 1922.7.17. 악양공립보통학교 개교. 1946.9.1. 매계분교 개교. 1950.2.10. 축지초등학교 개교. 1996.3.1. 악양초등학교(국민학교를 일제히 초등학교로 변경). 1998.3.1. 매계초등학교 통폐합. 1999.9.1. 축지초등학교 통폐합. 2023.2.7. 100회 졸업(7,377). ② 〈100년의 역사를 품은 나누기 행복길. 풍경사진을 나열하였다. 누런 평사리 들판. 산을 배경으로 둥근 연못. 의관을 정제하고 가야금을 탄주하는 노인. 허수아비. 대봉감. 학교행사 사진. ③ 〈마을에서 자라고 세계로 나아가는 악양 어린이. 손바닥 도장에 글을 새겼다. 승리는 가장 끈기 있는 자에게 돌아간다. 넌 소중한 사람이야, 아빠 힘내세요. 내 모습을 나타내자. 니가 웃으면 나도 좋다. 잊지 마 중요한 건 계속 해 보는 용기야. ④ 〈학생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제목 : 소리. 이소민. 졸졸 흐르는 섬진강에/자갈 자갈 소리/모래 소리/반짝 반짝한 섬진강에 탁탁 소리/재첩 소리/잔잔한 섬진강에//바람이 분다/ 늘도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준/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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