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리산 천왕봉 등반 구름도 찍고 산도 찍었어요

기사입력 2023.10.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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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초 5학년 선비문화 프로젝트 참가 소감문

    원고19사진 천왕봉 등반.jpg

     

    드르륵,드르륵

    밤에 니는 뭐할 건데?”

    친구들의 캐리어 끄는 소리와 두런두런 주고받는 대화가 운동장을 살짝살짝 울렸다.

    오늘은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수련회가 시작되는 날!

    23일로 짜여진 프로그램 속에는 남명 조식선생에 대한 인문학 특강, 우리 문화 판소리 익히기 그리고 유적지 답사와 전통 놀이 체험하기 등 우리 민족의 멋과 흥,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내용으로 짜여져 있었고, 특히 무엇보다도 이튿날 일정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하동초등학교 100년의 역사상 처음으로 5학년들의 지리산 천왕봉 정복의 날도 들어가 있었다.

    들뜬 맘을 부여잡고 우리들은 노랑 학교버스를 타고서 산청에 위치한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 먼저 도착하였다. 수련회에 가서 정말 오래간만에 친구들과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 드디어 우리 하동초등학교 5학년들은 지리산 천왕봉으로 출발하였다. 친구들 이외에도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과 체육선생님, 영어선생님을 비롯하여 동네에 낯이 익은 아버지 몇 분도 계셨다.

    처음에는 하동에 있는 갈마산보다 올라가기가 쉬웠다. 우리는 자신감에 가득 차서 쉽네.’를 연발하며 중간에 위치한 로타리에서 김밥과 간식을 잔뜩 먹고 다시 출발했다.

    근데 이게 웬일인지?’

    아까하고는 차원이 다른 길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갑자기 경사가 높아지면서 계단이 수도 없이 하늘을 찌를 기세로 너무너무 많이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우리들은 서로서로 응원하며 계속 올라갔다. 또다시 계속 가니 일부 친구들은 숨을 헐떡이며 뒤에 많이 처지기도 해서 힘이 남아도는 친구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참가하신 아버지께서 지친 친구들을 달래고 위로하며 힘을 내라고 격려도 하면서 대부분의 친구는 고비를 넘기고 앞쪽으로, 앞쪽으로 위로, 위로 나아갔다.

    드디어 끝이 날 것 같지 않았던 천왕봉도 우리를 맞이하러 나오고 군데군데 쉼터도 보이고 나무와 물이 어울려 경치가 아름다운 장소도 많이 보였다. 이제 천왕봉이 2정도 남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갔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땀에 절어 축 늘어진 몸을 시원한 산바람이 맞이하니, 점점 우리들은 천왕봉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각자 나누어진 오이도 먹고 마지막 힘을 내어 함성도 지르며 이제 표지판도 안 보고 계속가니 600m 정도밖에 안 남았었다. 근데 내가 여기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이를 악물고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끝까지 가자!’는 마인드로 계속 갔다.

    이제 300m, 200m 거의 다 왔다. 이제 위를 보니 천왕봉도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 가니 악마의 계단이 나왔다. 또다시 숨을 몰아쉬며 계속 걸어가니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도착했다. 가는 도중 어려움이 닥치니 왠지 친구들과 금방 친해지는 느낌이 들고 가까워지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하기도 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퉁명스러운 친구가 짐을 들어주기도 하여 이것도 나에게는 새로운 발견이었고 경험이 되었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한 우리들은 구름도 찍고 산도 찍고 재미나고 멋진 포즈로 서로를 찍어주기도 하며 재밌게 놀았다. 이제 30분쯤 쉬고 내려갔다. 여기서는 계속 내려가도 나는 마치 구름을 탄 것처럼 내가 구름의 위였다. 한 두어 시간 내려가니 다시 로타리가 나왔다. 여기서 10분 쉬고 다시 2시간 30분 정도 내려가니 우리가 처음에 만났던 곳이 나왔다. 너무 뿌듯했고 힘들었다. 올라가는 길에서 얼마나 선생님을 원망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막상 나에게 주어진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기고 친구들과 우정도 훨씬 돈독해진 것 같다. 아마도 평생토록 잊지 않을 추억이 될 것 같다. 하동초등학교가 생기고 이런 행사는 처음이라고 어른이 되어도 모교를 기억하는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라고 교장선생님께서도 이야기 해주셨다.

    다음에도 기회가 생기면 나는 가족들과 함께 다시 지리산 천왕봉에 도전할 것이다. /제유찬(하동초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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