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는 선각자들이 준 선물 - 여호영

기사입력 2021.11.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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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호는 선각자들이 준 선물

                                                                   여호영

    항공우주연구소는 우주로켓 발사장 최적 후보지로 제주도 동남쪽을 선정하고 주민 설득에 나섰다. 주민들은 반대한다. 주변 땅 값을 떨어트릴 거라는 이유에서이다. 우주센터 건립위는 할 수 없이 현재의 고흥 나로도를 후보지로 선정한다. 우주발사체 발사 각도 등 여러 여건이 제주도 보다 못하다. 나로도에 우주발사체 시설을 착공 할 무렵, 제주도 유력인사들이 대거 방문하여 제주도에다 착공해 달라고 애걸한다. 거절당한다. 한때의 판단 착오로 고개를 숙일 수 밖엔 없었다. 2009년 6월에 완공되었다. 

     

    발사대는 로켓 거치대만 보인다. 거치대 지하는 축구장 만한 넓이다. 지하3층으로 정밀한 프랜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주발사체를 성공적으로 우주로 보낸 몇몇 선진국들 만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사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한국은 러시아의 기술 원조에 의하여 이 시설을 압축공정으로 건설할 수 있었다. 러시아에서 온 도면만 해도 한 트럭 이상이었다. 모든 설계 도서는 러시아어로 쓰여 있다.  이를 극복한 한국의 기술진들에게 경의를 보내야 한다.  

     

    항공우주연구소가 1989년에 설립되었다. 연구소의 핵심은 과학자들을 어떻게 모아 놓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영하느냐 이다. 이러한 노하우는 하루 아침에 얻어지지 않는다. 로켓 관련 기초 연구가 착실히 쌓여 있던 국방과학연구소(에이디디)의 기여가 있었다. 1970년 8월 설립되었다.  에이디디는 설립 후 짧은 기간 내에 독자 로켓 개발에 성공했다. 이 로켓이 계속 진화되어 오늘 현무 등 한국 자존심을 대표하는 무기가 되었다. 

     

    1960년대 임가공 무역에서 탈피하여 기술 주도의 수출로 방향을 잡았다. 존슨 미 대통령이 1966년 10월 한국을 방문했다. 이때 존슨은 한국에 선물을 하나 줬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키스트) 설립을 지원했다. 재미 과학자를 적극 영입했다. 대통령의 연봉 이상을 지급했다. 주택도 최 일류급으로 지원했다. 1964년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지엔피)은 103불이었다. 당시 국가 지도자는 국가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5.16 혁명을 일으킨 그 해 혁명정부는 특허법을 제정한다. 이전에는 산업재산권으로 있었다. 같은 해 공업표준화법을 제정했다. 이것이 점점 확대 발전하여 한국공업표준(케이에스)으로 승화 된다. 

     

    각 단위 기술들이 모여 더욱 정교한 기능을 발휘하는 구성품 또는 제품으로 만들어 진다. 표준이 너무나 긴요한 또 큰 가치를 지닌다. 한국의 제품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는 이유가 품질에 있다. 품질은 표준에서 나온다. 표준을 이미 60년대에 중요히 여기고 중요 국가과제로 삼아 발전시켰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메이저 자동차 메이커로 등극하기에는 한국표준협회의 기여가 있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게 표준협회 회장을 권한다. 그 협회가 뭐하는 지도 몰랐다. 정 회장은 표준협회 회장으로서 표준의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우주발사체는 시스템엔지니어링의 꽃이다. 이보다 더 복잡한 시스템 엔지니어링 성과물(프랙티스)은 없다. 시스템 엔지니어링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검증을 어떻게 완벽하게 하느냐이다. 시스템 엔지니어링의 핵심은 검증공학에 있다. 어떠한 경우의 수에도 확실히 정상작동 된다는 확인을 받을 방도는 아직 발명되지 못했다.  이번 나로호에서 최종 진입단계에서 몇 십초 간의 연소 시간을 채우지 못해 목표 궤도에 진입이 실패하였다. 37만개의 부품들이 지상에서는 각가지 시험을 통해 작동에 이상 없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정상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시험조건 상 예상 못했던 어떤 새로운 조건에 영향을 받았다. 이 조건이 영향을 받았을 때 일으킬 작동 결과에 대한 검증은 하지 못했다. 

     

    검증 시험에 포괄(커버러지)하는 범위 내에서 시험 설계, 시험 환경 구성, 시험 실시, 시험 결과 평가 등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 창의적인 시험 설계가 긴요하다. 그래도 신은 빈틈을 노린다. 신과 맞 장을 뜨는 우주항공과학자에게 심대한 격려를 보내야 한다. 60년전 뿌린 씨앗이 이제서야 발아 되고 있다. 앞으로 60년 후 대한민국을 위해 지금 무슨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 자문자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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