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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문학관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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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문학관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박경리 문학관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최참판댁 안채 댓돌 위에 꽃신이 가지런히 놓여있고 방안에서 윤씨 부인이 서희에게 조곤조곤 집안일을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대청마루 들보에서 끈을 내린 손잡이가 달려있다. 안마당에 가솔을 모아 놓고 업무지시를 하면서 몸을 의지했던 손잡이다. 최서희 역시 손때 묻은 그 손잡이에 몸을 의지하고 만주로 이주한다고 발표 하였으리라.

 사랑채로 이동한다. 한 송이 능소화 피어있는 담장 끝 대문을 들어서자 누마루가 보인다. 한복을 차려입은 최치수를 보는 듯 명예참판 경암(景岩) 鄭相旭이다. 관람객에게 악양동천이라는 뜻풀이로 열강을 한다. 

 악양은 삼한시대 변한의 낙노국 수도로서 좌청룡 구재봉, 우백호 형제봉으로 이어져 서출동류(西出東流) 섬진강이 감돌아 남해바다에 빠져드는 배산임수 형상의 천하명당, 평사리에 자리한 최참판댁 14동 99칸 저택의 사랑채 누마루에 올라 악양팔경을 보라!

“어떻게 99칸이냐?”

“방금 들어온 대문은 기둥 4개에 지붕을 얹어 1칸이라 99칸이 된다.”

 다듬이 소리가 정적을 깨는데 景岩은 가끔 다듬이 두드리는 용기 있는 사람이 있다. 스트레스도 풀고 최참판댁에 활력을 넣어주고 있다고 한다. 

 한시기행(漢詩紀行)을 쉽고 재미있게 엮어 낸다. 명예참판을 도입한 것은 전국적으로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왜 형제봉이라 했을까요?”

“봉우리가 두 개있어 형제봉이다. 이곳은 낙노국의 수도라 성제봉(聖帝峰)이라했을 것이다. 형을 ‘성’로 발음하기도 하다 보니 형제봉이 된 것 같다. 고지도나 기록을 확인하여 ‘성제봉’이 되기를 기대한다.”

 대문을 나와 돌아보았더니 외롭지 않다는 듯 그 능소화 꽃잎을 흔들고 있다. 솟을대문을 나와 넓은 마당 옆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느티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책을 보고 있다. 다가가도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가늘고 우뚝 솟은 콧날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옆에 앉아 살폈더니 ‘하동최참판댁’이라는 책에 빠져 있는 최치수이다.

 길 건너 ‘ㄱ’형 건물이 있다. 검은 돌을 편평하게 다듬고 원고지를 깔고서 글을 새겼다. 처마 밑 목판에 ‘박경리 문학관’이라 하였다. 

 2016년 건립하였으며 1969년 집필을 시작하여 1994년 탈고한 대하소설 토지는 일제강점기에서 해방과 전쟁을 관통한 작가 박경리의 삶과 4반세기 걸쳐 이루어낸 생명의 창조물 토지를 담아낸 공간이다.

 두꺼운 우리말 사전이 펼쳐져 있다. 글자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 넣기 위해 펼치고 펼쳤을 것이다. 재봉틀, 장롱, 안경 등을 볼 수 있고, 토지가 게재되었던 책들이 나열되었다. 

 소설 토지의 인물 형상도(권민호, 2016)는 게시물의 백미(白眉)이다.

앞줄에 2명이 앉았고, 두 번째 줄은 11명, 뒷줄 8명이다. 가운데 줄 중앙의 여인은 최서희이며 좌측으로 김길상, 얼굴만 나온 별당아씨, 김환(구천이), 냉정하면서 지적인 윤씨 부인, 이상의, 최서희 오른쪽으로 최치수, 임이네, 이용, 김훈장, 우관스님이다. 뒷줄 왼쪽부터 장총을 메고 있어 강포수, 귀녀, 책을 들고 있는 이상현, 임명희, 봉순, 머리에 수건을 두른 송관수, 짧은 머리에 넥타이 차림의 조준구, 안경 낀 오가타 지로이다. 용이 앞에 앉은 공월선, 구천이 앞에 앉은 주갑이다. 

인물 배치와 복장 및 표정이 소설 토지와 들어맞는다. 

 윤씨 부인은 서희에게 장차 무슨 일이 생기면 장롱을 받치고 있는 “대발 속을 보거라!”하고 서희는 그 속에 감추진 금궤를 꺼내 만주로 가서 장사 밑천으로 거상이 된다. 최서희는 김길상이와 결혼, 길상은 독립운동을 위하여 만주에 남고 서희는 진주로 온다. 촉석루 근방에 집을 짓고 가문의 안녕을 위하여 성을 바꾸니 김길상을 최길상 최서희는 김서희로 된다. 

 박경리 문학관을 나와 물레방아를 지나 능소화가 너울너울 만발하고 노랗게 익은 매화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 아래 ‘용이네’ 안내문이 있다 

 ‘부드럽고 자상하며 여인을 보석으로 생각하는 평사리 농부다. 용이의 품에서 숨을 거둔 첫사랑 월선과의 지고지순한 이야기가 잔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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