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로 넘어가는 길목에 포렌식

                                                   여호영

드로킹 댓글 조작 사건에 김경수가 유죄임을 대법원이 최종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을 허익범 특검이 기소하였다. 이사건 조사를 맡은 특검팀은 결기가 대단했다. 특검팀 사무실 벽에 자신들이 임무 완수를 위한 신조를 하나 붙여 놓았다. 미국 벤자민 프랜크린의 금언이다. ‘준비에 실패한다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 미국 건국초기 계몽사상가이다. 과학자이기도 하다. 

 

‘지난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지나고 나면 항상 부족하다.’ 특검팀이 두번째 신조로 삼았을 만 한 플랜크린의 명언이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60일이었다. 드로킹 주동자들의 자백만 있을 뿐이다. 자백만으로는 증거가 충분히 성립될 수 없다. 

 

특검팀은 포렌식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포렌식의 어원은 고대 로마에서 유래한다. 법의학적인, 법죄과학 수사의, 법정의, 재판에 관한 등의 형용사로 사용한 용어가 포렌식이다. 특검팀이 공부한 포렌식은 디지털 포렌식이다. 디지털의 특징은 최종적인 표식은 1 또는 0으로 되어 있다. 아무리 방대한 데이터일지라도 그 내용은 1 이나 0으로 구성되어 있다. 

 

디지털 기기들의 구성은 어떻게 되었는가? 데이터베이스란 무엇인가? 사진 한 컷은 디지털 기기에 어떻게 저장되는지? 등에 관해 공부를 하였다. 필요에 따라 파괴 또는 삭제한 자료는 어떻게 복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데이터를 복원하는 데에는 특수 도구를 이용한다. 특수 도구들을 구매하거나 이용료를 주고 사용할 수 있다. 

 

특검팀이 열심히 공부한 결과 전원이 포렌식 자격증까지 땄다. 디지털 포렌식에 대한 식견을 갖춘 것이다. 특검팀은 포렌식 공부를 하면서 익힌 디지털 지식을 총동원했다. 댓글 조작이 있었다면 그 흔적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라는 가정을 할 수 있었다. 참신한 상상력이 세상의 앞길을 열어 준다. 

 

드로킹 일당 중 한명이 사용하는 네이버 아이디가 몇 개 있다는 진술을 받아 냈다. 킹크랩 시연회 전후하여 특정 아이디가 사용한 댓글의 실체를 알 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봤다. 결국 특검은 네이버를 압수수색하게 된다. 네이버 다음의 보존 데이터에 대선 전 킹크랩을 이용한 여론 조작용 댓글 백만 여개를 찾아 냈다. 이를 정밀 분석 했다. 이 댓글이 달릴 때쯤 김경수는 드로킹과 비밀 대화방을 개설하여 수많은 대화를 주고 받았다. 이것 마저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증거로 끌어 낼 수 있었다. 

 

특검팀은 네이버 등의 증거, 비밀 대회방의 증거 등을 기초로 공소장을 작성할 수 있었다. 이것이 고등법원에서 받아 들어 졌다. 그리고 2년여의 인의적인 시간을 보낸 뒤 대법원은 김경수의 유죄를 최종 확정했다. 특검팀이 디지털 포렌식 개념이나, 기술 등이 없었다면 김경수는 다음 대선후보로 나왔을 것이다. 

 

디지털 기기의 비용이 2년 정도의 주기로 반값이 되거나 기기의 성능이 2배로 커진다. 웬만한 데이터라면 그대로 보존한다. 20여년 전만 해도 저장공간 유지비용이 커서 시간이 어느 정도 경과한 큰 용량의 데이터를 버렸다. 버린 그 저장공간을 재활용했다. 최근에는 저장 공간 유지비용이 비싸다고 기존에 보관한 데이터를 지우고 재활용하는 예가 그의 없다. 왠만한 데이터는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또한 문제는 데이터가 한 곳에만 보관되지 않고 복수의 곳에 다른 용도로 보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사람간에 만들어지는 비밀은 만들어지는 순간 네 사람이 알게 된다. 나머지 두 사람은 하늘과 땅이다. 이 말을 오늘날 포렌식을 두고 일컫는다면 비밀을 만든 두 사람과 디지털 데이터 1과 0이 비밀을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법에 어긋난 범법 행위는 디지털 데이터가 끝끝내 밝혀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