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는 민다리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기사입력 2021.07.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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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교는 민다리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초등학교 6학년이 전국무대에서 부르는 ‘물레방아도는데’라는 노래를 인상 깊게 들었다. 작사자는 하동 고전 성평리 출생 정두수이다. 삼촌이 학도병으로 끌려가면서 돌담길 돌아서며 보고 징검다리 건너가며 또 한 번 보며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데 고향의 물레방아는 돌고 있다는 내용이다. 마치 정두수 노래 시인은 13살 정동원 입으로 널리 알리는 뜻하였다.

     마음 끌리는 진교를 찾았다. 진교중학교 열려진 샛문을 통하여 우천로를 따라 가다 체육관 앞에 멈추었다, 처마 밑에 ‘민다리 館’로 새겨달았다. 관(館)은 건물 또는 기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건만 민다리는 의문이다. ‘민‘은 꾸미거나 딸린 것이 없다는 뜻의 접두사로 화장 없는 얼굴을 민얼굴로 불리고 있다. 민다리를 꾸밈없는 다리로 교각이나 상판에 안전대 등의 장치나 치장이 없는 다리를 말함인가?

     현관 앞에 1979년 5월 5일 재진 민다리 모임에서 충효탑을 세우고 ‘충은 조국에 대한 충성이고 효는 부모를 섬기는 효도를 말하는 것이다.’라고 총과 효를 명료하게 해석하고 있다. 

     진교고등학교를 지나자 커다란 돌을 다듬어 ‘민다리 체육공원’이라 새겼다. 민다리는 이 지역의 명물이거나 보통명사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나뭇가지를 다듬고 있는 노인에게, 

    “민다리는 어디 있느냐?” 

    “처음 듣는다. 잘 모르겠다!”

     듣고 있던 할머니는 오래 전부터 이 길을 민다리 길이라 불렀고 민다리가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한다.

     진교초등학교를 찾았다. 교문을 지나자 둥글게 화단을 쌓고 쌍둥이 향나무 사이에 무궁화 기단을 앉히고, 그 위에 구 2개를 놓고 ‘충효’를 새긴 석판을 올렸다. 기단에 ‘이 탑을 세움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하늘 아래 하나뿐인 나라와 어버이를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받들어 섬기게 함이다.’라는 안내문을 볼 수 있다.  

     맞은편에 세월을 머금은 사각뿔 비석에 세로로 弘益人間, 攀龍臺, 바른 길을 밟자, 檀紀 四二八九年 八月 十五日 建立이라 새겼다. 

     단기 4289년은 서기 1956년이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함이며 단군의 건국이념으로서 우리나라 정치, 교육, 문화의 최고 이념이며 삼국유사의 고조선 건국 신화에 나온다. ‘바른 길을 밟자’는 매우 함축미가 있다.

     당혹스러운 것은 반용대(攀龍臺)이다. 攀은 ‘더위잡을 반’이다. 더위잡다는 높은 곳에 오르려고 무엇을 끌어 잡는다는 우리말이고 음은 반이다. 대(臺)는 흙이나 돌 따위로 높이 쌓아 올려 사방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 곳이다. 攀龍臺는 용이 되기 위하여 열심히 기본을 배우고 익히는 명당으로 해석하면 되겠구나. 이를 보며 6년을 드나든 이 학교 출신들은 분야에 용의 지위에 있거나 여럿 가운데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인재로다!

     龍은 상상의 동물로 몸은 거대한 뱀과 비슷하며 네 개의 발과 뿔이 있고 깊은 못이나 늪, 호수, 바다 등 물속에 사는데 때로는 하늘로 올라가 풍운을 일으킨다고 한다.

     하동문화원 발행 ‘하동의 구전설화’에 의하면, 

    진교면 하평에 민다리가 있다. 이 다리가 있는 곳에 이명산에서 쫓겨난 용이 숨었다하여 동네 사람들이 다리를 놓았으나 비만 오면 떠내려가 다리 놓기가 겁이 났다. 이를 딱하게 여긴 도승 일곱 명이 금오산에서 부부 바위 두 개를 밀고 와서 다리를 놓아 민다리라 하였다. 이 부부 바위는 큰 비가 와도 떠내려가지 않았다. 

     辰은 ‘별 진’ 그리고 橋는 ‘다리 교’이다 각각 우리말은 별, 다리이며 음은 진, 교이다. 그런데 진(辰)을 용으로 해석한다. 십이지의 다섯 번째로 용을 상징하기에 때문이다. 십이지지상은 子(쥐) 丑(소) 寅(호랑이) 卯(토끼) 진(辰-용) 巳(뱀) 午(말) 未(양) 申(원숭이) 酉(닭) 戌(개) 亥(돼지)이다.

     辰橋는 한자음으로 ‘진교’이지만 辰을 용에서 우리말 미르로 차용하다가 민으로 되어 민다리로 된다. 

     정동원은 용이 되기 위하여 어린 나이에 민다리를 떠나 험한 바위산을 온몸으로 올라가고 있다. 무엇보다 집중할 수 있게 주변의 절제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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