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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는 삼국지연의 읽었다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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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는 삼국지연의 읽었다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선조는 삼국지연의 읽었다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한국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중국 역사의 인물 조조, 유비, 손권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학교에서 배우기보다 잡으면 놓지 못하는 흥미진진한 우리말 삼국지가 있기 때문이리라. 과연 그 책이 정사 삼국지 즉 삼국지일까? 

 조조는 적벽대전에서 예기치 못한 동남풍으로 전선은 불타고 수염까지 거슬린 채 화룡도로 내뺀다. 그곳에 관우가 적토마에 높이 앉아 청룡언월도를 치켜들고 버티고 있을 줄이야! 조조는 옛정을 생각하여 살려 달라하고 관우는 말없이 활로를 열어준다. 과연 이 사실은 삼국지에 근거한 것인가?

 제갈량이 남만정벌 때 맹획을 일곱 번 잡고 일곱 번 놓아줌으로써 심복시켰다는 칠종칠금의 7차 생포ㅔ서, 맹획을 지원 나온 12척 장신 올돌골과 그 부하 등갑군 3만을 계곡으로 몰아넣어 불태워 죽인다. 

 그 괴상한 장치는 포 하나에 아홉 개 포환이 들어 있고 서른 발짝마다 하나씩 묻게 하고 지뢰와 지뢰 사이를 화약이 가득 찬 대나무 대롱으로 연결하였다. 하나에만 불을 붙여도 모든 지뢰가 터져 그 위력은 산을 허물만 했다. 

 화약이 싸움에 사용된 시기는 13세기이다. 3세기에 제갈량이 화약을 사용했다는 것은 시간을 소급한 것으로 나관중의 소설적 표현이다.

 15세에 즉위한 선조는 17세에 책에 빠진다. 

무슨 책이기에 시독관 기대승은 못마땅하게 여기고 왕에게 아뢸까! 

“삼국지연의를 보니 단연코 이는 무뢰한 자가 잡된 말을 모아 고담처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내용을 들어 말씀드린다면 동승의 의대 속 조서라든가 적벽싸움에서 이긴 것 등은 각각 괴상하고 허탄한 일과 근거 없는 말로 부연하여 만든 것입니다. 위에서 혹시 이 책의 근본을 모르시는 것은 아닐까 하여 감히 아룁니다.…왕자(王者)가 백성을 인도함에 있어 마땅히 바르지 않은 책은 금해야 합니다.”(조선왕조실록 선조 2년 1569년 6월 20일)

 정사 삼국지 즉 삼국지는 진수가 3세기 말에 위촉오 역사를 기록한 역사서이다. 삼국지연의는 14세기말 나관중이 삼국지를 각색한 것이다. 기대승의 지적처럼 ‘근거 없는 말로 부연’한 삼국지연의를 두고 七은 사실이고 三은 허구라는 칠실삼허라는 말이 나왔다. 

 삼국지연의를 우리말로 옮겨 삼국지로 출판되고 있다. ‘연의演義)’를 더하고 빼니 삼국지로 돌아 온 것이다. 

 이름대로 하면 독자는 정사 삼국지를 읽는 것이다. 그러다 책의 줄거리가 三이 허구라는 사실을 알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돌아보지만, 하얀 종이에 그린 그림을 지우고 다시 그리는 것처럼 인지된 사실이 수정되기는 어렵다. 쌍둥이도 각자 이름을 갖는다. 삼국지와 구분될 수 있게 우리말 삼국지를 소설 삼국지라고 하자!

 삼국지 어디에도 제갈량의 지략이 적벽대전의 향방에 영향을 주었다는 기록은 없다. 제갈량의 10만개 화살대출 사건과 동남풍을 빌려왔다는 삼국지연의에서만 있는 내용이다. 

 적벽대전의 일등공신은 대도독 주유이다. 마른 풀을 실은 수십 척을 이끌고 조조 진영에 가서 거짓 항복하여 적이 방심하는 사이, 아군 선박에 불을 질러 적 진영에 옮겨 붙도록 해서 조조군의 기를 꺾은 주인공은 주유였다.

 주유가 제갈량을 시기하며 내뱉는 “기생유 하생량(旣生瑜 何生亮)”을 우리말 삼국지는 각각 이렇게 번역하고 있다. 

“이미 주유를 낳았거든 제갈량은 또 왜 낳으셨던가!”

“아아 하늘이여, 이미 주유를 세상에 내고서 어찌하여 또 제갈량을 내었단 말인가!” 주유는 같은 말을 중얼거리다 혼절하더니 깨어나지 못했다. 

 주유와 제갈량의 대비는 지나치다. 주유는 있는 공도 없게 제갈량은 없는 공도 있는 것처럼 꾸미고 있다. 

 오늘날 선조가 삼국지에 심취했다고 알려져 있다. 왕이 정사 삼국지를 읽는데 어찌 바르지 못한 책이라 하겠는가! 실상인즉 소설 삼국지에 해당하는 삼국지연의를 읽은 것이다. 

 선조에게 책을 가려 읽어야 한다는 시독관 기대승의 충언이 오늘날에도 해당됨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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