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비전 멋진 사례 - 여호영

국가 비전 멋진 사례

                                                               여호영

비가 오는 한 국가 기관 출입구에는 젊은 2030이 줄지어 입장한다. 보안검사를 받고 발열도도 확인한다. 해외 개발원조의 일환인 정보화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수 많은 이들이 오늘 이곳으로 출근하게 된 것은 43년전 제시된 국가 비전 때문이었다. 1978년 당시 총무처는 당시로는 너무나 앞서간 계획을 하나 발표한다. 제1차행정전산화기본계획수립이었다. 전국을 단일 정보권으로 하는 행정정보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 때쯤에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아이오씨)에 1988년 서울 올림픽개최 신청서를 서울특별시를 통해 내기도 했다. 

정부주도의 대규모 행정전산망 사업은 진척되어 갔다. 80년대 초 새로운 집권자도 이 물결에 우연히 동참하게 된다. 당시 대통령 보고 문서는 모두 모필로 필경사가 밤을 새워가며 정성껏 썼다. 참모들이 새로 모신분은 어떤 성향인지 떠 보기 위해 컴퓨터 프린트기로 출력한 보고서를 올렸다. 만약 이게 뭐냐고 하면 바로 예전 같이 필경으로 돌아갈 작정이었다. 다행이 이 집권자가 보고서 형태 관련 아무 말이 없었다. 이때부터 참모들은 한글을 지원하는 워드프로세스를 더욱 발전시키게 되었다. 미국을 제외한 어느 나라도 자국산 워드프로세스가 당당하게 미국산과 대결하는 예가 드물다. 

88년에는 국가기간전산망기본계획이 발표되었다. 행정 금융 등 5개 분야별 전산망기본계획이다. 지원계획으로는 주전산기 개발 보급, 다기능사무기기 보급, 통신회선 지원 등이다. 대법원은 행정부에 비해 보수적이었다. 정보화 바람을 느낀다. 88년도부터 법원 업무도 정보화를 추진한다. 정부주도의 대형 정보화사업이 계속 이어져 왔다. 법원정보화의 꽃은 전자소송이다. 소액 민사소송을 법원에 가지 않고 또 대리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소장을 내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정보화 산물이다. 

디제이는 정보화에 하나의 축을 남겼다. 전국 정보통신망을 어떻게 혁신 하느냐에 좋은 결단을 내렸다. 참모들은 점진적 개선방안과 더불어 빅뱅 안을 올렸다. 디제이는 빅뱅을 택했다. 초기 투자는 좀 많겠지만 결국 투자 효율은 이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 예견했다. 2010년 유엔 전자정부평가에서 1위를 달성했다 준비 지수 1위, 온라인 참여 지수 1위이다. 1년전 2009년에 대한민국은 오이씨디 개발원조위원회(디에이씨)에 가입했다. 주요 선진국 22개국이 가입한 조직이다. 디에이씨 가입국 중 대한민국만 유일한 것이 있다. 대한민국은 1969년 만해도 정부예산 규모 3,000억원에 국제사회로부터 800억원 지원을 받는 나라였다. 1970년에 경부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었다. 해외 원조가 누수없이 사회간접자본에 효과적으로 동원되었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해외 원조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다. 원조를 주는 나라의 국격과도 연관이 있다. 대한민국은 전자정부를 통해 비축한 정보화 자산과 노하우를 해외원조사업에 적용한다. 정부기관 등이 개발운용하고 있는 각종 업무용 정보화 자산을 피원조국에 제공한다. 대한민국이 운용하고 있는 정보화 자산을 피원조국에게 먼저 견학시킨다. 쇼핑 기회를 가진다.  여러 대상들 중에 피원조국이 먼저 원하는 분야를 선정한다. 선정된 범위와 깊이를 결정한다. 사업을 확정한다. 사업을 완성시켜 피원조국에게 공여한다. 어떤 아프리카 국가의 고위 실무자가 대한민국의 운전면허 발급기를 보고 말한다. ‘이 발급기를 갖고 싶습니다.’ 발급기 속에 녹여 있고 근간이 되는 수많은 체제와 체계에 대해 무지한 결과인 것이다. 운전면허 발급기를 현실화 시키기 위한 인프라 개발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간 원조 사업에 들어간 모든 비용을 계리하여 대한민국의 대외 원조액으로 집계 발표한다. 

원조용 정보화 개발사업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한다. 그들의 일자리 중 일부가 43년전 국가 비전을 멋지게 세웠기에 가능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디씨에이 회원국 중 대외 원조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앞으로 8년 후쯤 되면 지금의 배 정도 증대할 예정이다. 멋진 대한민국의 43년전 비전은 질 높은 개발원조의 모범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국제적으로는 신인도 높은 대한민국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정부는 40 여년 후 그 때 젊은이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