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 하동야생차문화축제 축시 헌정

기사입력 2009.04.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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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맑은 차 향기가 되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슬픔을 위하여,▲또 기다리는 편지”▲내가 사랑하는 사람 등 주옥같은 수많은 시를 세상에 선물한 정 호승 시인이 오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제14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에 축시를 헌정한다.
    정시인의 축시 낭송은 오는 5월 1일 저녁 7시 30분 “왕의 녹차 천년지애”라는 제목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독자로부터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정 시인의 이번 축제 개막식의 시 헌정(낭송)은 자신을 낳아 준 고향 ‘하동'에 대한 보답이라며 겸손하게 말한다.
    정 시인은 경남 하동에서 출생, 어린시절을 대구에서 성장했지만 어릴적 동심을 키웠던 하동에 대한 추억을 늘 잊지 못하고 하동을 연모해 왔던 탓으로 이번 최우수 하동야생차문화축제 개막식에서 축시를 낭송하게 됐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정 시인은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석굴암을 오르는 영희〉,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첨성대〉, 1982년에는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위령제〉에 당선됐다.
    정 시인의 주요 시집은▲별들은 따뜻하다(1990),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1997)▲외로우니까 사람이다(1998),▲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1999), 시선집▲흔들리지 않는 갈대(2000), ▲내가 사랑하는 사람(2000) 등이 있다.
    수필집은 ▲첫눈 오는 날 만나자(1996)와 동화집▲에밀레종의 슬픔▲바다로 날아간 까치(1996),▲연인(1998),▲항아리(1999),▲모닥불(2000), 장편소설▲서울에는 바다가 없다(1993) 등이 있다.
    인생의 맑은 차향기가 되라
    정호승(시인)
    등을 달아라 봄바람이 분다/등불을 밝혀라 봄비가 내린다 /손을 잡아라 섬진강과 함께 춤을 추어라 지리산과 함께/지금은 하동 차나무에 새움이 돋는 거룩한 시간 푸른 빗줄기 사이로 찻잎도 푸르다/지리산은 아들을 키우듯 야생의 차나무를 키우고 섬진강은 딸을 낳듯 하동녹차를 낳는다/바람아 불어라 등불을 밝혀라.
    지금은 우리 모두 만등헌다의 성스러운 시간/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고 마음의 귀를 열어라/우전이 빙그레 미소 짓는 소리가 들린다/ 일찍 일어나 소나무에 앉은 아침의 어린 새들처럼/노래를 부르는 세작의 노랫소리가 들린다/중작이 어머니처럼 토닥토닥 자장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대작이 아버지처럼 천천히 논길을 걸어가는 소리가 들린다/차를 끓여라 하동의 왕의 녹차를 끓여라/차를 들어라 녹차의 왕을 들어라/하동녹차 속에는 풍경소리가 들어 있다
    하동녹차 속에는 지리산을 넘나드는 흰구름이 들어 있다/하동녹차 속에는 지리산을 휘감아 도는 섬진강의 강물소리가 들어 있다/보라 쌍계사 부처님도 하동녹차를 드신다.
    하동녹차를 드시고 빙긋이 웃으시며 말없이 말씀하신다/차 한잔을 하면 나를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지고/차 한잔을 하면 남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지고/차 한잔을 하면 남의 허물이 내 허물로 보이고/차 한잔을 하면 누구나 부처님으로 보인다/지금은 천년 세월이 천년향으로 우러나오는 고요한 시간/여기 차의 고향 하동에서 /천년 고요의 차향기를 맡으라
    고단한 인생의 맑은 차향기가 되라.
    [이 게시물은 (주)하동신문님에 의해 2009-04-27 16:26:11 경제/사회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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