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송림의 노래 23 시인 최증수

하동신문 0 618

하동송림의 노래 23 

 

시인 최증수

 

비 오는 날

소나무는 비 맞는다.

이슬비, 소낙비, 보슬비에

옛날의 기쁨과 분노

아스라이 떠올리면서

順風 順雨에

소나무들 巨木되니

하늘이 놀라 몸 사리고,

먼 산은 친구 하자며

정중히 손 내밀 때

땅의 뜻대로 한다며

大地의 정기 받아

소나무의 날들을 살면

비오는 날

소나무는 비 만난다.

바람비, 보류치, 비보라와

자색 안개가 신선 모셔 와

 송림은 별천지의 숲 되고,

順風 順雨에 

소나무들 珍木되니

시인들 몰려와

언어의 의미를 부수어 보면서

어줍잔은 말이라도

노래 속에 담그며

속마음 환히 풀어 내어

시상도 가다듬고,

비 오는 날

소나무는 비 즐긴다.

가랑비, 장대비, 여우비가

수백년 세월의 때

시원하게 씻어내고,

順風 順雨에

소나무들 長松되니

우산 쓴 歌客들은

비의 악보 따라 민요 부르며

솔바람에 흥 돋우고,

물은 생명의 노래라며

섬진강 물살이

흥겹게 맞장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