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 경 -안주 시조 시인 김연동

하동신문 0 36

풍 경

-안주

 

시조 시인 김연동

 

 

숱한 파도 날을 용케도 추슬러 온

물 좋은 선어鮮魚 를 골라 도마에 올려놓고

가면을 벗겨내듯이 굳은 비늘 쳐낸다

 

덧칠한 화장처럼 건포乾布로 닦아내면

겉과 속이 다른 비린 저 삶의 속장

무수히 금간 육질이 상흔으로 엉켜 있다

 

가슴에 품은 칼을 저마다 꺼내들고

썰고 또 씹어대는 마구잡이 포식자들

핏발선 눈빛에 취해 제 살마저 뜯고 있다

 

세속 진창길을 갈아엎는 상머리로

비명 같은 웃음소리 절망의 늪을 가고

흰 이빨 번뜩거리는 역설의 밤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