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이는 자를 위하여 시조시인 김 연 동

하동신문 0 138

서성이는 자를 위하여

 

                 시조시인 김 연 동

 

 

1.

햇살을 삼키다가 바람을 지우다가

눈썹에 젖어드는 노을 한 점 걷으면서

결빙의 강 언저리를

갈대처럼 지켜 섰다.

 

2.

이지러진 신화 속을 알몸으로 부대끼며

풀뿌리는 가지런히 땅 끝에 꽂혀 있고

순백한 밤의 무게는

푸른 등촉만 태운다.

 

날 무딘 칼을 쥐고 서성이는 사람아

이제는 거울 앞에 전신으로 서야 할 때

치장을 벗어 버리고

밋질을 해야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