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 한 그릇 김중열

하동신문 0 280

쌀밥 한 그릇

김중열

 

1960년대 종로2가 YMCA건너편 버스 정류장에 한 중년여자가 양은

바께스를 들고 탓다.

출퇴근 때는 한쪽 발을 들고나면 다시 내려놓지 못했고 간혹 S자로

한번 휘둘면 버스내부는 골고루 반죽이 섞이듯 평온을 찾았다그날은

좀 늦은 시간대였나 보다.나는 학교 가는 길 이었다.

운전기사가 여자에게 요금을 내라고 욱박질렀다.

그런데 대꾸도안하고 움쩍도 안 한다결국 소리친다돈이 없다고

왼손에 지폐 몇 장이 꼭 쥐어져 있었다 기사가 손에 있는 게 돈이 아

니고 종이냐고 다구친다'이 돈은 장사하는 종잣돈이다 '

결국 기사가 졌다

오늘 왜 갑자기 50년도 지난 그때 그 추억이 떠오르는 것일까?아마

그여자는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을 거다.

또한 자기의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위해 필사적인 생존경쟁에 뛰어

든 것일 게다.

나는 그 시절 그 여자를 요즘 말하는 부정승차 위법자로 생각치 않았

다한국이 오늘날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원동력이 바로 그 여자와 같은

악착같았던 우리 어머니들의 땀과 눈물이 아니었나 곱씹어 본다.

국민들은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한가한 사상논리나 지나간 적폐청산

에 신물이 나있다눈만 뜨면 온통 정치판 싸움이다신 바람나는 경제기

사를 언제나 읽을 수 있을지 우리 대다수 국민의 염원은 편안히 자기

집에서 따뜻한 쌀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사회를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