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 김연동 11.06
빗소리      김연동 삭은 사진첩이 윤(潤)나는 얘기하듯한 해가 하루처럼 지나가는 포도 위에추억은 빗물이 되어추적추적 뿌립니다 낡은 책갈피 속 시들이 꽃잎 같던유년의 삿갓을 꺼내 빗소리를 듣습니다빗방울 영혼을 깨우듯토란잎에 구릅니다 낮게 가라앉아 숨 돌리는 쉬리처럼무수히 부대낀 시간 거울 앞에 눕습니다..
하동의 詩 11.06
하동의 詩     수필가/최증수 무아경에서 맴돌다 보면詩보다 순수한 마음 만날 수 있다네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고들을 수 없는 것도 들을 수 있어야깨어있는 시인이라며잠에서 깬 아기처럼 웃는다.꽃병의 꽃그림이 더 아름답다며 生花버리고바람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장난치는 童心이꿈속에서 詩를 읊으면고향 땅 보고 싶고, 고향 친..
남해바다 노량에서 -김석범 11.06
남해바다 노량에서     김석범 그물을 던진다 흔한 물고기 한 마리 없고요동치는 허공뿐이다 다시 그물을 걷어 올린다푸른 별들이 불 밝힌검은 물만 가득하다 정성 쏟아 그물을 던져본다허한 마음에 또 걷어 본다그물 모양새와 비슷한찌그러진 그림자 하나가바동거리며 올라온다 그동안 잊었던젊은 날,..
칠순과 선업(善業) 수필가/최증수 10.10
칠순과 선업(善業)        수필가/최증수 기뻐하십시오. 드디어 칠순을 맞았습니다.많은 세월 무사히 견디셨기에 박수 보냅니다.제 값을 하겠다고 안달한 목표 달성이인생을 되돌아보게 합니다.어리광 부리고, 배움에 눈 뜬 때며가족애 꽃피고, 일터에서 땀 흘린 시절과여럿의 도움으로 웃음꽃 피운 때가사진첩에 남고, 가..
투명인간 - 시인 / 김석범 10.05
투명인간  사람 붐비는 곳, 지하철 내부는 안면 실종된 채거대한 몸집과 다리만 즐비하다 버스 기다리는 터미날,싱그러운 푸른 태양이 떠오르기를기다리는 건널목에서도 조그만한 액정에 머리 들이박고자신만의 공간,문명의 악의 입을 들락거린다표정없는 하반신이 여기저기걸어다니나 몇몇 유명제품의흔하디흔한 얼굴이다 어디..
인간 매미 - 최증수 09.11
인간 매미      수필가 / 최증수 불볕 더위가 기승 부리면매미 소리 나는 나무 그늘 그리워진다.어디일까?매미 찾는 발길 따라매미채 들고 들과 산으로 달린추억이 떠오르면매미 소리 나를 깨우고맴맴 흥얼거림 신명이 나면들뜬 아이가 된다.중이염이 연주하는 매미 소리는아픔 주는 일상(日常)의 친구이 순간 나는 인간 매미가 된다..
고향의 길손 - 한성균 09.11
고향의 길손        한성균 명산인 지리산 자락에 위치하고섬진강이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로 경계를 이루면서 흐르고맑고 깨끗한 청정 지역이며백사청송이 아름답게 펼쳐 있는 곳그곳이 내 고향 하동이라 하오타향에서 터전 잡고 살다보니오랜만에 고향 나들이에길손이 되었 구려구비 구비 고향 길한 모랭이 돌고 나니또한 모랭이..
섬진강 참게 - 최순용 08.23
섬진강 참게 최순용 해질녘 화개장터 입구에서참게장 정식 시켜 놓고젓가락 끝으로 참게 살을 파 먹는다 지리산 곰솔에서 삭은진한 송진 냄새 같기도매캐한 청솔가지 연기 냄새 같기도 한 이번에는 참게 다리를 찢어 빨아 본다지리산이 곰삭아입 안으로 후읍-쩝쩝 빨려 들어오고 있는데 섬진강 참게 한 마리가엄지발가락 ..
기다림의 미학 - 최증수 08.23
기다림의 미학     수필가/최증수 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는데뜬금없이 달맞이꽃이 반긴다.시골버스는 빠지고, 그 때도 ‘기다리시오.’‘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교훈이 그를 옥죄고무심히 시간만 흐른다. 구급약 사려가는 길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어아이는 어머니의 위급을 늦추고칠십년 기다려도 만남이 헛일 된슬픈 사연들도 생..
향기를 찾아서 - 조성순 08.23
향기를 찾아서 조성순 커피 잔은 만남의 공간이다고요의 시선에서웃음의 울렁임으로 커피가 부르는 반가움을휴休 가 찾을 수 있어무한의 상상으로 오는 예감 내 맘속의 진한향기 꽉 찬 그 자리는향기 꽉 찬 그 자리는.  조성순 / 경남 하동 출생. 국제PEN한국본부 간행위원. 토지문학제 추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