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 3 달 1088호
솟대 · 3달 우리네 선조들이 땅 일구던 산야에 한참을 머물러도지겹지 않는 고을 천천히 살아오는 데 밝은 달이 떠 있다.
진주조개와 시인 김연동 시조 시인 1040호
진주조개와 시인김연동시조 시인함부로 생살을 갈라 덧나고 아린 시간치유의 분비물로 고난의 늪을 건넌눈부신 진주를 보네진주조개 시를 썼네말의 집을 짓고 이미지 옷을 입혀맑은 손끝으로 서정 건반 두드리는시인도 진주조개처럼아픔으로 시를 빚네흐르는 빛과 그늘 남모를 삶의 안쪽모난 그림자도 결 삭혀 추스르는시인은 진줏빛 시로가슴앓이 하고 있네
古 木 시인 김중열 1040호
古 木시인 김중열모진 세상 피해달빛 햇빛 별빛비바람 눈보라벗삼아 오래도 살아 왔다버려진 돌산 서너평 빌려默言 靜中動 비움 철학으로 여지껏 오래도 살아 왔다지금껏 운좋게 살아남아가슴에이름표 달고保護樹되었다네
시소놀이 시인 최증수 1040호
시소놀이시인 최증수1. 정다운 윙크 받고 철없이 우쭐하여남 먼저 올려주자 저렇게 좋아하니별일도 아니라면서 가슴속은 뜨겁네.2. 앞뒤로 흔들흔들 방향은 이리저리쳇바퀴 돌고 돌 듯 마음은 빙글빙글누군가 인생살이를 어지럽게 걷나봐.3. 아이들 서로 모여 꿈속의 시소놀이힘주어 올려 주고 헤하며 내려오니다정히 손짓해주는 깊은 우정 빛난다.4. 누구는 올라가고 누구는 내려가니인생의 기복인가 알쏭달쏭 어..
빛 ㅡ 시인 김중열 1039호
빛 ㅡ시인 김중열샤륵샤륵 대청마루 졸고 있는 봄빛야옹이와 ㅡ황금 구리빛으로 익어가는 여름빛성난파도와 함께갈매기는 춤춘다이별의 문턱에서연인의 두볼에눈물고인 가을빛아쉬움 가득히한줄기 빛도 아쉬운 하얀 겨울빛백설의 향기 ㅡ사시사철 희망의 빛을 내 마음에안겨준 푸른빛무지개속으로 ㅡ
나이아가라 폭포 김연동 시조 시인 1039호
나이아가라 폭포김연동시조 시인오금이 저리다가 정강이뼈 무너진다오한 든 환자처럼 후들후들 떨려온다저 폭군 물부림 앞에버틸 수가 없구나저기 저 물기둥이 내지르는 소릴 보라부활의 함의(含意) 같은, 눈감은 비의(秘意) 같은물보라 연한 속살을신인들 헤아릴까내리치는 천둥보다 아뜩한 소리 무덤벌어진 입술 사이 흐르는 감탄사만언어여, 넋 나간 시여숙인 고개를 들라
처음 보는 기적 시인 최증수 1039호
처음 보는 기적 시인 최증수갓난이가 어미 보듯처음인 것들을 마주하는 삶.그런 순간이 지난 뒤에도처음인 걸 모르고,애면글면 애쓰다가그래, 오늘은 무사했구나.푸른 하늘이 있고, 나도 있다.하하!처음 보는 기적인가.
신 역마 -화개 김연동 시조 시인 1038호
신 역마-화개김연동시조 시인체 장수 드나들던 옥화네 주막집도세월에 떠밀려서 새 장터 문을 열고성기가 뽑아 올리는 남도창에 장이 선다길손에 둘러싸인 계연이네 좌판에는고사리 산나물에 미소는 덤이라고작설차 새순이 피듯흥정들이 부산하다세상이 다 변한들 이곳 민심 변할까만못 믿을 인심이라 들었다가 놓았다가화개천은어 떼 솟듯사투리가 튀고 있다
겨울 시인 김중열 1038호
겨울시인 김중열세상이 나더러봄을 시샘한다고미워한다지만얼룩지고 지친 세상 쉬어 가라 그런 거라네얼었던 강물도소리없이 꿈에서 깨어나 쉬어가라 소리치네세상이 나를 情없다 한다지만흰꽃이 세상을 안아줄때어느 불꽃보다 따뜻하였다네세상이 아무리나를 미워하지만또다시 봄꽃을 피어나게 하였네세상은 지치고 지칠때면 또다시나를 그리워하며기다리고 있을테지
절망과 희망 시인 최증수 1038호
절망과 희망시인 최증수절망이 초대한 잔치에서희망은 자유로울까?어쨌던 즐기는 수 밖에모두의 심장이 고동치니까서로의 등과 배인희망이 말하는 충언.“삶에서 당신을 존경하고,목매는 사람도 있다.”며격려하니,서로의 배와 등인절망이 답하는 충언.“나는 순간의 결정에 살기에가끔 내 자신을 잃는다오.따라서 절망을 말하지 마십시오.”놀랍게도입장과 역할이 달라도오직 사람을 배려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