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릇 -時調 시조 시인 김연동 954호
그 릇-時調시조 시인 김연동청자 빛 하늘위에 상감한 무늬같이화해 그 흰 날개로 천년을 날고 있는단정학 고혹한 태깔눈감아도 부시다풀잎의 가는 몸짓 목이 쉰 울음소리골목을 돌아 나와 구름 씻는 바람소리만나면 노래가 되는 결 고운 그릇 하나,백의의 혼불 같은 무수한 전설들이어둠 속 별빛처럼 이마위에 내려앉아내 닳은 손톱 밑에도파아란 불꽃 튄다
장 마 김중열 954호
장 마김중열지루한 장마 아닌들뿌리 깊은 나무목 한번 발한번 적시겠소그대 아니면우리 저수지 형제들 어디시원히 배불리 마셔 보겠소그대 아니면도심 이곳저곳찌든 때 깨끗히딱아 내겠소그대 아니면지긋지긋한황사 미세먼지씻어 내리겠소곰팡이 쾌쾌한내음새도이때 아니면맛볼수나 있겠소가뭄도 장마도삶의 必然이려니갈증 짜증이 또한 인생 참맛 아니겠소
풍 경 -안주 시조 시인 김연동 953호
풍 경-안주시조 시인 김연동숱한 파도 날을 용케도 추슬러 온물 좋은 선어鮮魚 를 골라 도마에 올려놓고가면을 벗겨내듯이 굳은 비늘 쳐낸다덧칠한 화장처럼 건포乾布로 닦아내면겉과 속이 다른 비린 저 삶의 속장무수히 금간 육질이 상흔으로 엉켜 있다가슴에 품은 칼을 저마다 꺼내들고썰고 또 씹어대는 마구잡이 포식자들핏발선 눈빛에 취해 제 살마저 뜯고 있다세속 진창길을 갈아엎는 상머리로비명 같은 웃음소리..
감꽃이 필때면 김중열 953호
감꽃이 필때면김중열넝쿨줄기 휘감긴장독대지난해 가을 붉게터진 홍시 넙죽이 말라붙어하나되었네연노랑빛 감꽃이 필때면홍시 곶감 주렁주렁 생각이 난다감꽃 목걸이 순이한테 걸어 주고한웅큼 입안 가득향기로워감꽃이 필때면열무김치간된장 적셔 탁배기 한그릇논두렁에서황소 입가에흰거품 동글동글숨차 오르면서산 그림자 드리웁고노을 황홀해
휘어지는 연습 시조 시인 김연동 952호
휘어지는 연습시조 시인 김연동숨길이 잦아지도록 감겨드는 어둠 앞에갈대처럼 휘청이며 빈 하늘만 쳐다본다쏟아 낸 살의 殺意의 언어피 부르는 포도에서,질정 없이 밀려오는 바람을 수습하고휘돌아 역류하는 물빛도 경계하며팽팽한시위 당기듯휘어지다일어선다
찔레꽃 김중열 952호
찔레꽃김중열아카시아 꽃향기떠나버린 뒤하ㅡ얀 찔레꽃봄비 머금고얼굴 살며시뙤약볕 가시만큼이나 따가운데꽃잎 보드라워보릿고개 아이들찔레순조심스레 꺽어허기 달랬네찔레꽃 필무렵송아지어미소따라동구밖 논빼미 이리저리아 ㅡㅡ아카시아 향기 떠나고찔레꽃 향기 산골짝마다가득해먼길떠난 님께도찔레꽃 향기담아 보내드리리다
혼곡리昏谷里 소고 시조 시인 김연동 951호
혼곡리昏谷里 소고시조 시인 김연동바람소리 하나에도 가슴 닫는 사람아막 내린 가설무대 나팔소리 여운 같은혼곡리 허물어진 민가 허망 앞에 젖어 보라끊어진 길 위에는 낡은 문이 펄럭이고스산한 갯바람만 버들처럼 휘청거리는망초꽃 흐드러지게 저승이듯 환한 동네
나래를 펴 김중열 951호
나래를 펴김중열한 여름 대낮땅이 익고갈증 못견뎌먹구름 그늘되어한숨 놓았네이글이글끓어 견디다 못해땀 흘려비가 내린다뜨거운 눈물이내 식어시원한 비꽃잎도 입 벌려 목을 추기고 산새도물짓 날개짓흥바람 날려대자연자연스럽게살아 남아멀고 먼 시간여행여기까지 왔네
이팝나무 꽃 김중열 950호
이팝나무 꽃김중열하늘은 푸르고 신록이 천지를 덮었는데立夏(입하)의 계절흰 눈이 나무가지 끝자락에 소복히 내렸네봄꽃향기 취해단꿈에 빠진 세상초심으로돌아가라 하네정열의 常夏(상하)차분히 맞으라 하ㅡ얀 사랑밤새송이송이 맺혔다아침이슬머금고은빛 곱게 입어가지마다보석이자연의 신비엎드려감사드리네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
노을 시조시인 김 연 동 950호
노을 시조시인 김 연 동살아 눈뜬 자여 절망을 보았는가떨어지는 저녁 빛에 목숨 기대고 서서봄꽃이 피어서 지는팔라를 지켰는가분칠한 야한 바람에 새순 잘리고 있던망월동 어디에선가 피 발린 비경悲境같은처절한 비명소리를묵도한 적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