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부산물 소각 금지로 농민 고충 늘어나

하동신문 0 1,127

영농부산물 소각 금지로 농민 고충 늘어나

 

영농부산물을 폐기물로 간주하면서 소각은 불법

현실성 떨어진 법으로 영농부산물 처리에 난항

 

건조한 날씨로 인해 전국적으로 산불이 자주 발생하면서 소각행위를 자제해야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영농부산물*의 소각을 금지하면서 법에 현실반영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농부산물 : 벼, 보리, 옥수수, 콩, 고추, 깨 등 농작물 및 과수 등의 생물성 부산물.

하동의 경우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읍·면별 산불진화대 등에 영농부산물 소각을 요청하면 물차를 대동해 해당 논밭에서 소각을 해 줌으로써 농민들의 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지만 영농부산물이 폐기물로 취급되면서 농가에 근심이 드리우고 있다.

산림 내 또는 산림과 인접한 논이나 밭두렁, 영농부산물의 소각으로 인한 산불 발생건수가 증가하자 고춧대·들깻대·콩대·옥수수대, 잡초, 잡목 등 영농부산물을 소각 대신에 파쇄를 권장하고 있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폐기물처리업체를 통한 영농부산물의 처리를 강제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농촌의 현실에 맞지 않는 처사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민 A씨는 “지난해까지는 산불진화대에 연락하면 영농부산물을 소각할 수 있었는데 이젠 영농부산물의 처리가 농민들의 또 다른 두통꺼리로 떠올랐다.”며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도 못하는 자들이 탁상공론으로 만들어낸 법이 국민을 위하는 것 보다는 본인들이 편하기 위해 법을 제정하는 것이 아닌지 한숨만 나온다.”고 탄식했다.

환경부에서는 2020년 11월 영농부산물 수거·처리 관련 농민 불편을 해소하고, 불법소각에 따른 미세먼지로부터 농촌 생활환경 보호를 위해 적정 수거·처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영농부산물 적정 수거·처리 체계 수립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부처와 지자체에 배포했다.

또, 폐기물관리법 제2조(정의) 1. “폐기물”이란 쓰레기, 연소재(燃燒滓), 오니(汚泥), 폐유(廢油), 폐산(廢酸), 폐알칼리 및 동물의 사체(死體) 등으로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을 말한다고 명시하면서 영농부산물을 폐기물로 분류했다.(2021년 1월 5일 일부 개정해 2021년 7월 6일 시행)게다가 동법 제8조(폐기물의 투기 금지 등) ①누구든지 특별자치시장, 특별자치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이나 공원·도로 등 시설의 관리자가 폐기물의 수집을 위하여 마련한 장소나 설비 외의 장소에 폐기물을 버리거나, 특별자치시, 특별자치도, 시·군·구의 조례로 정하는 방법 또는 공원·도로 등 시설의 관리자가 지정한 방법을 따르지 아니하고 생활폐기물을 버려서는 아니 된다. 

②누구든지 이 법에 따라 허가 또는 승인을 받거나 신고한 폐기물처리시설이 아닌 곳에서 폐기물을 매립하거나 소각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4조제1항 단서에 따른 지역에서 해당 특별자치시, 특별자치도, 시·군·구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각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가이드라인의 기본방향에는 지자체 책임 수거·처리 원칙을 고수하면서 △영농부산물 처리비용은 배출자 부담이 원칙이나, 관행상 노천소각이 용인됐다는 점과 농업 활동의 공익적 측면을 고려하여 지자체별로 지원 방안을 검토하여 △영농부산물 특성에 따라 파쇄·퇴비화가 불가능하거나, 병충해 등으로 소각이 불가피한 경우 지자체에서 수거·소각 처리, △영농부산물이 폐비닐·생활쓰레기 등의 다른 폐기물과 혼합되지 않도록 별도 수거·처리 체계를 구축하거나 종량제 봉투로 배출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중앙정부의 지침을 따르고 있어 이러한 법들이 현장감이 없는 법이라는 지적이 빈번하게 나오고 있는데다 어떤 사고가 터지면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막고 보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산림과 일정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서의 영농부산물 소각은 기존처럼 관계기관의 통제 하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검토되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하용덕 기자

ydh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