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남자는 직접화법, 여자는 간접화법 -김영기

하동신문 0 291

남자는 직접화법, 여자는 간접화법

-김영기

 

한 여대생이 친구에게 전화를 했는데 친구 아버지가 전화를 받았다. 여대생: "저 아무개 친구인데요, 아무개 집에 있나요?" 친구 아버지: "그래..."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친구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었다. 얘가 화장실에 갔나? 자나? 별의별 생각을 했다. 수화기 건너편에 친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다가 한 2분이 지났을 때였다. 숨막히는 정적을 깨고 들린 소리.. "왜? 바꿔줄까?”

서로 다른 별에서 왔다고 해야 할 정도로 남자와 여자는 차이가 많다. 그 중 하나가 말하는 방법의 차이이다. 남자는 직접화법을, 여자는 간접화법을 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위 대화에서 아들 친구가 전화를 했다면 “예, 아버님 안녕하세요? 친구 좀 바꿔 주시겠어요?”라고 말했을 가능성이 높다. 남자는 요청 사항을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여자는 직접적으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은유와 암시, 감성적 언어를 포함하며 간접적으로 넌지시 말한다. 

직장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나타난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의 수잔 헤링 교수의 연구에서 남자들은 자기주장이 직접적이고 강하며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여자들은 표현도 간접적이고 부드러웠으며, 지지와 공감의 표현 빈도가 남자들보다 뚜렷이 많았다. 

여자들끼리는 간접화법을 사용하여도 소통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아무개, 집에 있어요?”라는 딸 친구의 전화에 엄마는 “아! 그래. 조금만 기다려”하며 ‘집에 있어요’란 말을 ‘전화 바꿔주세요’로 바로 알아챈다. 이처럼 여자들이 간접 화법에 발달한 이유는 평소의 관계에서 감정을 공유하는 심리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여자들끼리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감정 상태를 간파한다. 어려움이 있으면 굳이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먼저 알고 위로를 해준다. 여자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직감적으로 느끼고,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채워 주고 싶어한다. 본능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굳이 도움을 요청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상대방이 요청하지 않아도 도와주는 것이 여자들의 방법이다. ‘도움은 굳이 요청할 필요가 없는 것!’ 여자들의 슬로건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남을 돌아보는 특성이 있는 여자들은 소통에서 직접화법을 잘 쓰지 않는다. 간접화법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리 요즘 함께 밥 먹은 지 오래됐네!”하면 친구가 “낼, 점심 같이하자”로 호응해 준다.

하지만 직접화법을 쓰는 남자들의 심리구조는 여자와 다르다. 원시 시대부터 동굴을 나가서 사냥을 하고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는 남자는 남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약한 남자’를 뜻한다. 이러한 DNA는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길을 헤매도 다른 사람에게 길을 묻지 않고 혼자서 해결하느라 고생하는 남자를 보고 동승한 여자들은 혀를 찬다. 

남자는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지만, 연장선에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고 먼저 나서지도 않는다. 이는 도와 줄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요청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따라서 여자에게도 요청하지 않으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고 단정짓고 도움을 자청하지 않은 채 모른 체 한다. 남자의 이러한 심리는 여자로부터 무심한 남자, 매너 없는 남자로 인식되고 섭섭함과 거리감의 원인이 된다. 

여자들은 다른 사람을 돌아보아 먼저 도와주려는 본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남자들에게도 이러한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남자들은 직접적으로 요청 받지 않은 사항은 나서서 도와주지 않는다. 남자들은 요청이 없을 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본능적으로 약하다. 다만 마음이 야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요청이 있으면 적극 도와준다. 아울러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이 직접적이고 명료하지 않으면 말귀를 못 알아듣고 여자가 원하는 도움을 주지 않는다. 

“제발 말하고 싶은 요점이 뭐요?” 남자들이 여자와 대화할 때 내지르는 불만 섞인 외침이다. 직접화법을 쓰는 남자들이 여자들의 간접화법을 해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론은 여자가 남자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요청할 때에는 직접 화법을 쓰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길동이 때문에 힘들어서 못 살겠어요”라는 아내의 간접화법을 남편이 알아듣게 직접화법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오늘 길동이 숙제 도와주느라 피곤해요. 저녁 식사 후에 설거지는 당신이 좀 하세요” “집 정리가 안돼 짜증나요”의 여자의 간접화법을 남자에게 효과적인 직접화법으로 바꿔보자. “집안이 어지럽혀져 보기가 싫네요. 오늘은 내가 좀 피곤하니 당신이 대충 좀 치워 주세요.”

흔히 여자들의 간접화법은 “내 친구들의 생각은…” “사람들의 의견은…” “말하자면” “이를테면”등 3자적 수식어를 많이 사용한다. 남자와 소통할 때에는 이런 말 대신 “내 생각은…”하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직장에서도 여자들은 “ ~하면 좋지 않겠어요?”, “이런 식으로 해 줄 수 있겠어요?” “그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등 간접 표현으로 말하곤 한다. 그러나 명료성, 객관성이 필요한 일터에서, 특히 남자에게는 직접 화법이 효과적이다. “~~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해 주기 바랍니다.” “그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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