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화조에서 죽어가는 재첩

하동신문 0 359

정화조에서 죽어가는 재첩 

    섬진강이 죽어가고 있다 


                               하동군 기술전문의용소방대 대장/ 권영인

 

   하동군내의 섬진강 바닥에서 메탄가스 분출이 관찰되었다(사진 1). 이것은 강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징조이다. 메탄가스는 재래식 화장실과 유사한 조건에서 유기물이 썩으면서 발생하는 가스로서 이러한 곳에 사는 재첩은 정화조와 비슷한 환경에서 죽어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재첩이 폐사하게 됨은 물론 강 주변의 벗굴, 참게, 어류 등도 영향을 받는다. 

   하동군민에게 섬진강은 재첩을 잡아서 자식들의 학비와 생계를 책임져 주던 중요한 일터이자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할 아름다운 고향이다. 이러한 섬진강에서 메탄가스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그 심각함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다. 우리 고향의 아름다운 섬진강이 강바닥에서는 썩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메탄가스 분출 발견: 필자는 작년 여름 하동소방서의 요청으로 홍수나 지진 등 자연재해 발생 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하여 재해지도를 작성하였다. 이를 위하여 송림공원 주변 섬진강의 수중탐사가 진행되었으며 수심, 퇴적물의 두께, 퇴적물의 종류와 교각주변의 사면안정성, 그 외의 모든 위험요인들이 조사되었다. 이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자연적인 홍수나 인공적인 공사에 의해 수중 퇴적물의 두께와 심도가 변하였고 위험 요인도 증가하였다. 하지만 당시까지는 이러한 자료들이 탐사 및 분석되지 않아 이들 기본적인 자료에 대한 수집이 요구되었던 상황이며 이들 자료를 이용한 위험요인에 대한 분석이 시급하여 기술전문의용소방대와 하동소방서의 자원 참여자를 주축으로 근무시간 외에 자원봉사형식으로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기술전문의용소방대에서는 수난구조탐사선과 ROV(무인잠수정)과 SONAR(정밀음향측심기) 탐사장비를 제공하였고 하동소방서에서는 자원참여자를 지원하였다. 

2017년 6월 5일부터 7월 2일까지 4주간 수행된 “송림공원 물길 안전지도 제작을 위한 수중탐사”는 수심, 퇴적물의 두께, 분포, 종류, 사면안정성, 수저면 음향상, 및 기타 위험요인 등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였다(사진 2). 당시 탐사 중에 우연히 메탄가스 분출이 확인되었다. 

 

   발견 보고: 당시 메탄가스 분출을 확인하는 것은 우연한 발견이었지만 그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부군수에게 보고하기 위한 자료를 준비하였고 발견사실 뿐만 아니라 향후 조치해야할 일들에 대해서도 정리하여 아래와 같이 보고드렸다. 하동의 주요 관광자원이며 주민들의 생계수단인 재첩 생산량의 급격한 감소는 메탄가스 분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밀조사를 통하여 섬진강을 살리고 어촌 생산량을 증대하는 것이 시급함을 역설하였다. 강 바닥의 부패한 퇴적물을 그대로 방치하면 재첩은 모두 소멸될 것이라는 지적도 하였다.

 

   제안: 어느 곳의 모래를 파내어 다른 곳에 쌓는 것은 무슨 병에 걸려서 어디가 아픈지도 모른 체 아무약이나 먹는 환자와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진흙도 아니고 모래를 파내는 것은 썩은 강을 살리는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섬진강 생태계가 복원되어 재첩 생산량이 증대되고 강이 깨끗해지려면 우선 주요 재첩 채취지역에 대한 오염분포도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준설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첫째, 섬진강 수중 오염 퇴적물 분포도 작성. 둘째, 가스 분출 지역 분포도 작성. 셋째, 준설이 필요한 지역, 범위 및 준설량 산정에 대한 조사를 제안한다. 

 

   결어: 섬진강에서 메탄가스 분출이 발견된 것은 극히 일부 지역이라 하더라도 그 사안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하동군 섬진강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서 오염지역에 대한 위치정보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들 정보는 오염 퇴적물 제거를 위한 계획작성에 활용함은 물론, 인접 지자체(광양 등)와의 공동 대응방안 제안을 위한 기초자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강변에 거주하는 한 사람의 군민으로서 섬진강 재첩증산 및 청정화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메탄가스 분출 보고가 이루어진지 일 년이 다되어간다. 내겐 섬진강 육백리 물길처럼 길게 느껴진 일 년 이었다

(권영인, kwon4966@hotmail.com).

 

 

사진 1. 섬진강 바닥면에서 관찰된 가스분출 영상

 

사진 2. 섬진강 물길 안전지도 방송장면.

 

 

* 권영인 (kwon4966@hotmail.com) 프로필

-현 하동군 기술전문의용소방대 대장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도미니카공화국 환경자원부 자문관

-저서: 지성사 ‘갈라파고스의 꿈’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