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칼럼

하동 상상도서관에 거는 기대 이정훈 경남도의원

하동신문 0 243

하동 상상도서관에 거는 기대

 

이정훈 경남도의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국적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인 가운데, 애초 4월에서 9월로 연기된 ‘도서관 주간’도 타격을 입게 됐다. 4월 행사가 미뤄질 때만 해도 9월은 4월보다는 안전할 것으로 생각했을 터였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 공포는 4월보다 더 하면 더 했지,덜 하지는 않은 듯하다.

‘도서관 주간’은 한국도서관협회가 1964년부터 해마다 4월 12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하는 독서문화 캠페인이다. 1967년 선거 때문에 한 차례 미뤄진 것을 제외하고는 55회 꼬박 4월에 진행해왔는데, 9월로 미뤄진 데다 연기된 행사마저 반쪽짜리가 된 것도 초유의 일이다.

올해 도서관 주간은 9월 1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었고, 제목이 ‘도서관 책 한 권, 세상을 테이크아웃하다’로, 겨우 비대면 행사만 진행되었다. 행사 주체인 도서관이 문을 닫았으니 더 보탤 말도 없다. 

이렇듯 길게 도서관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년 말이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하동 상상도서관’ 때문이다. 하동에 여러 사업들이 진행 중이지만 하동 상상도서관이야말로 하동군민의 자부심을 높일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멋진 도서관을 품은 도시, 그 도시에 사는 주민의 자긍심은 남다를 것이다. 

내가 상상하는 도서관은 이렇다. 

관장실이나 행정실이 제일 구석에 있는 도서관, 그래서 그런 공간을 뺀 나머지는 모두 사람들에게 개방하되, 개방감을 주기 위해 1층 천정이 4층까지 트인 공간,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도 올 수 있도록 밤 9시까지 문을 여는 도서관,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책은 빌릴 수도 있지만 사서 들고 올 수도 있는, 편안하게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도서관. 그리하여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주부들이 ‘브런치’를 먹으러 도서관으로 출근하고, 시장 상인들도 저마다 ‘하동 상상도서관’ 레벨이 붙은 책을 들고 있고, 여행자들은 ‘핫한’ 도서관을 구경하러 또 유명세를 떨치는 하동의 사회적기업 굿즈와 먹을거리를 사러 오는 곳. 공공도서관의 변신을 연구하는 연구자와 공무원들이 벤치마킹을 하는 곳, 또 유아와 어르신들이 노래와 운동을 배우고, 아이들 방과후 수업의 장소가 되는 곳, 세대를 아울러 모든 지역민이 평생학습의 공간이 되는 그런 곳을 꿈꾼다. 

순전히 내 생각만은 아니다. 하동 상상도서관의 모델인 다케오시립도서관의 모습이기도 하다. 인구 5만의 그렇고 그런 도시, 일본 사가현의 다케오시를 연간 100만 명이 다녀가는 유명 도시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시립도서관이었다. 도서관과 서점과 카페, 지역사회와 공동체가 공존하는 다케오시립도서관은 ‘도서관이 마을을 살린다’라는 명제의 모범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렇듯 하동 상상도서관에 거는 기대는 큰데, 코로나 때문에 이런 도서관의 여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벌써부터 노심초사다. 비대면의 와중에 이른바 ‘오픈빨’을 누리지 못하는 건 아닐까, 문을 열기도 전에 닫기부터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다. 

지난 2004년 개봉해 화제를 모은 영화 <투모로우>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각종 기상이변의 끝에 빙하시대를 맞은 사람들이 도피처에 모이는 장면이 나온다. 다름 아닌 도서관이다. 영화같은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없지 않다. 사망일이 세계 책의 날로 지정된 셰익스피어의 말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오라! 내 서재로, 책이 네 비탄을 다스려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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