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칼럼

포스트 코로나, 하동의 기회 이정훈 경남도의원

하동신문 0 76

포스트 코로나, 하동의 기회

이정훈 경남도의원

 

얼마 전 광주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초등학생인 아이와 함께 하동으로 여행을 다녀갔는데, 그야말로 “내 스타일”이었다는 것이다. 

광주에 살긴 하지만 20대까지 경남도민이었던 그는 “18개 시·군 중 하동이 최고”라고 말했다. 하동이 지역구인 내게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려니 하고 흘려듣다가, 그럼 이유나 한 번 들어보자고 했더니 마치 준비한 듯이 줄줄 왼다. 

지인이 열거한 ‘하동관광이 내 스타일인 이유’는 한 마디로 ‘자연 그대로 날 것’이라는 점이다. 

여행을 다녀와서도 일하고 온 사람처럼, 이것저것 볼 것도 있고 여러 가지 시설도 잘 꾸며 놨지만 어쩐지 마음은 여전히 번잡하고 지치는 여행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전 여행과는 결이 다른, 진정 ‘쉼’으로 기억되는 여행이라 했다. 

송림공원에 갔더니 그림 같은 섬진강변에 그야말로 곱고 고운 은모래가 반짝였는데, 그 강변과 은모래를 더 가까이 즐길 수 있는 인공시설이라던가 그늘막 같은 것이 없어서 정말 좋았단다.

그런 인공시설이 설치돼 있었다면 당장 그날 놀기는 편했겠지만, 그랬다면 눈에 담아온 그 은모래 강변의 풍경은 없었을 것이고 사람 또한 북적여서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을 것이라 했다.

대신 거대한 모래 산이 있어 아이들이 눈썰매 타듯이 모래썰매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었고, 또 모래에 몸을 담그거나 뿌리기도 하면서 즐길 수 있게 해놓았으며, 송림을 이루는 멋들어진 소나무는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나지막한 몇 그루를 타고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놔 아이가 신나게 놀았다는 것이었다. 어디서 들은 ‘슬로시티’라는 목적과도 부합해 보였다며, 기회 되는 대로 또 가고 싶더라는 말로 통화를 마쳤다.

누구나 여행에 기대하는 점이 다르기 때문에 이분의 체험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동을 보는 외지인, 관광객의 눈으로 하동의 관광을 한번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다.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자연 그대로를 더욱 즐길 수 있다는 평가는, 뒤집어 보면 뙤약볕에 관광객을 몰아넣고 견딜 만하면 견뎌 보라고 방치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광약자에 대한 배려가 실종됐다고도 말할 수 있다. 보기만 해도 더운 여름 그늘 한 점 없는 모래밭으로 어떻게 관광객 수를 늘리겠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또 반대로 생각하면 인공시설이 없어서 관광객 수는 적을 수 있으나 하동에 충성도 높은 관광객 숫자가 많을 수 있고, 길게 이어진 섬진강변이 관광객을 자연스레 분산시키기 때문에 2m 간격이 필수인 코로나 시국의 관광에 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다.

관광에서 양과 질을 다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하동의 자연환경은 다른 지역에 비해 덜 훼손되었고, 그래서 더 진귀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얼마나 큰 자산이며 호기인가. 확실한 것은 하동의 관광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더 없는 기회를 맞이했다는 점이다. 

그러니 바로 지금, 포스트 코로나의 하동관광에 대해 군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합의를 끌어내야 할 때이다. 코로나 사태로 잠시 물밑 아래 묻혔지만 ‘지방소멸’을 걱정해야 할 이 시대, 지속가능한 하동을 위해서라면 어떤 역할이라도 서슴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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