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칼럼

하동춘추 19 이것이 옳으냐? 저것이 옳으냐? 그것이 문제로다 문찬인

하동신문 0 92

하동춘추 19

이것이 옳으냐? 저것이 옳으냐?  그것이 문제로다 

 

문찬인 

 

 

몇해전부터 아침 저녁으로 카톡에 제법 장문의 글들이 날라온다. 대충 ‘종북좌파들이 나라를  거들내고 있다’는 보수쪽에 기운 선배나 친구들의 문자와 ‘토착왜구를 박멸하자’는 진보경향의 지인들의 문자이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이라 가급적 읽지않고 지우고는 있지만 이 열렬한 지지자들은 상대방이 읽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무차별로 보내는 점에서 거의 공통적이다

진보는 좀 더 도덕적이고, 보수는 좀 더 능력이 있다는 나의 견해는 조국사태 이후에 극심한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조국, 유시민 참 괜찮은 남자들 같았는데 잘난 자기나 못난 우리나 하등 다를바가 없었다. 엄청난 충격이고 배신이었다

어떤 사람은 검찰과 언론이 합작하여 만들어낸 음모라고 강변하는 모습에서 나는 또 다른 거대한 빅브라더의 모습을 보았다

상대 진영의 흠결을 공격할 때는 불법, 불의라 난리를 치면서도 자기 진영의 흠이 드러나면 합법이요 관행이라 하다가 그것도 부족하면 음모론까지 꺼내어 빡빡 쎄우는 일들이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최근엔 위안부 할머니 단체와 관련하여 진보와 보수가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를 박멸해야 하는 존재로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고 있다

이젠 누구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혼돈(混沌)의 세상이다

혼돈은 매우 철학적이고 우주적인 개념이다. 동양에서는 천지만물이 생성되기 이전의 상태로 천지개벽이 시작되기 전의 원기(元氣)상태를 말하고, 성경에서도 역시 하나님께서 아직 세상을 만드시지 아니한 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보통 마구 뒤썩여 있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그런 상태를 혼돈이라 한다

조국사태, 총선막말, 부정선거, 위안부 문제등이 불거졌을 때  우리 사회가 극단적 두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싸우고 있는 이 뻔뻔하고 혼란스러운 모습에서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를 어떻게 판별할수 있겠는가?

한쪽 편이 상대를 종북좌파, 김정은 대변인, 빨갱이라는 반공주의로 공격하면 또 다른 한편은 상대를 친일보수, 아베대변인, 토착왜구라는 새로운 반일주의로 공격한다

세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서 주인공 햄릿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면서 깊은 번민에 빠진다. 2020년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인 나는 작금의 우리나라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이것이 옳으냐? 저것이 옳으냐?’ 그것이 문제라서 깊은 번민에 빠져있다.

누군가에게 이 고민을 이야기 했더니 ‘도비선생도 토착왜구(土着倭寇)네요?’

‘아니 토착왜구라니? 아 엊그제 진주에 누굴 만나러 갔다가 어느 식당에서 일식 ’낫토연어정식‘을 먹었구나~!  ’그게 아니란다‘

토착왜구는 한국사람이면서 일본편을 들거나 부역하는 사람들을 일컫다가 요즘은 좌파경향의 사람들이 우파경향의 사람들을 공격할 때 친일파라는 프레임을 덧 쒸우기위해 사용하는 말이라 한다

일제강점기 때 이태현이 쓴 ‘정암사고’라는 산문집에서 토왜(土倭)라는 말이 친일 부역자란 뜻으로 사용한데서 유래되었다 하기도 하고, 

1910년 대한매일신보에 토왜천지(土倭天地)라는 글이 실렸는데 토왜를 ‘얼굴은 한국인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 같은자, 나라를 좀 먹고 백성을 병들게 하는 인종’으로 규정하였다고 한다

종북좌파와 토착왜구는 우리 시대 정치적 양극화가 만들어 낸 진영논리일뿐 논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실체적으로나 말도 안되는 용어들이다

진나라의 간신 조고가 자신의 권력을 시험해 볼 요량으로 황제앞에 사슴 한 마리를 갖다놓았다. 황제가 사슴이라 하자 조고는 말이라 하였다. 신하들에게 물으니 모두 조고의 위세에 눌려 사슴을 말이라 하였다

지록위마(指鹿爲馬)처럼 보수, 진보 진영이 모두 진영논리 즉 내 편이니까 무조건 옳다라며  스스로를 비호하고 상대방을 공격하고 있을 뿐이다. 따지고보면 둘다 종북좌파도 아니고 토착왜구도 아니다. 조선조의 극심한 당쟁과 피비린내 나는 사화가 생각난다. 하루빨리 진영을 넘어 미래로 가자. 대한민국은 친일파의 나라도 빨갱이의 나라도 아니다. 5천만 국민의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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