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칼럼

에너지 믹스 여호영

하동신문 0 102

에너지 믹스

                                                   여호영

 

요즘 산야를 뒤덮은 풍력발전·태양광발전은 어디까지나 '파트타임 전기'에 불과하다. 원자력발전·화력발전에선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전기를 만들어 쓸 수 있다. 이에 반해 풍력발전은 바람이 불어야, 태양광발전은 해가 비춰야 전기가 나온다. 풍력·태양광의 가동률은 20~30% 수준이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시간대에 나와 일하는 파트타임도 아니다. 아무리 전기가 필요한 때라도 바람이 안 불거나 구름이 끼어 있으면, 일을 하지 않고 놀아버리는 제멋대로의 파트타임이다. 신재생에너지가 기저전력이 될 수 없다. 

 

전기는 공급량과 소비량을 맞춰가야 한다. 어느 순간 공급량이 소비량을 못 따라가면 곧바로 전기 주파수와 전압이 떨어진다. 국내 가전제품들은 주파수가 60±0.2Hz일 때 정상 가동되도록 맞춰져 있다. 주파수가 그 범위를 벗어나면 가전제품에 무리가 간다. 풍력·태양광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면 전기 공급을 수요량에 맞추는 데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풍력·태양광 비중이 10%~20% 수준으로 늘어나면 전기 공급 시스템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풍력·태양광이 멈출 때 언제라도 돌릴 태세가 돼 있는 여분의 백업(뒷채움) 발전용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겨울밤 전기소비가 피크에 가까워졌을 때, 햇빛은 없고 바람마저 불지 않으면 전기 공급은 기저전력 즉 원자력·화력에만 의존해야 한다. 풍력·태양광을 많이 세워놨다고 다른 발전소를 짓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풍력·태양광이 거의 가동하지 않는 경우를 상정하고 그에 대비한 발전설비를 별도로 지어 놓아야 한다.원자력발전소는 연료를 넣어 출력을 내기까지 1~2일 걸리기 때문에 백업용으로는 써먹을 수가 없다. 화력발전의 터빈은 발전기가 식어버린 상태에서 전기 생산을 재개하기까지 6~24시간 예열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화력발전소는 가동률을 100%까지 올리지 않고 90~95%까지만 올려놓는다. 어딘가 발전소가 고장 나거나 전기 수요가 느닷없이 튀어 오르는 경우가 있다. 이를 대비해 남은 5~10%의 출력을 언제라도 돌릴 수 있는 상태로 대기시켜 놓는다. 백업 발전용으로 가장 편리한 건 수력발전이다. 수문만 열면 곧바로 전기가 쏟아져 나온다.  우리나라는 수력이 코끼리 비스켓 수준(1% 이내)이다.세계에서 풍력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덴마크다. 덴마크는 5500개나 되는 풍력터빈을 돌려서 자국 전기 수요의 20%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덴마크가 풍력 대국(大國)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수력발전 국가인 이웃 노르웨이(수력 비중 96%), 스웨덴(수력 비중 40%)과 전력공급망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 풍력터빈이 힘차게 돌 때에는 덴마크 전기가 노르웨이·스웨덴으로 수출된다. 반대로 바람이 약해져 전기 부족 사태에 빠지면 노르웨이·스웨덴에서 전기를 수입해온다. 덴마크의 풍력 전기 가운데 노르웨이·스웨덴으로 수출되는 양이 절반이고 대략 그만큼의 전기를 노르웨이·스웨덴에서 수입해온다. 덴마크는 노르웨이·스웨덴 같은 든든한 이웃이 있기 때문에 마음 놓고 풍력발전에 몰두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간 전기 주고 받기 측면에서는 대한민국은 망망대해 고도에 위치해 있다. 원전발전량을 지난 2년간 7% 줄였다. LNG 수입으로 106억 달러를 더 지불해야 했다. 에너지 믹스는 원전의 안전과 국민적 공감대를 고려한 비율이다. 원전 비율이 약 30% 선에서 수십 년간 유지되었다. MB 정권 때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원전 에너지 믹스 비율이 약간 올라 갔다. 탈원전은 향후 50년 후 에너지 믹스 비율을 0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탈원전이란 말 대신 원전의 에너지 믹스 비중을 점차 감소시켜 나가겠다는 표현을 썼더라면 이토록 무지해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탈원전이란 이미지는 정책 보다는 이념 냄새가 짙다. 탈원전의 논지는 안전에 있다. 지진이 걱정된다고 한다. 걱정되는 지진의 모든 양태가 반영되어 현재의 원자로가 설계되었다. 최악의 상태를 고려하였다. 거기에다 2내지 3배의 안전율을 더 곱했다. 이를 반영하여 설계되었다. 설계는 공학의 꽃이다. 안전은 공학의 첫번째 미션이다. 공학은 공업수학으로 증명되었다. 공학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감성과 미신을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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