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칼럼

“문화비전 2030”과 “팔 길이의 원칙” - 문화원장 -

하동신문 0 147

“문화비전 2030”과 “팔 길이의 원칙”

- 문화원장 - 

 우리는 그동안 “문화는 생활이고 행복한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다.”고 말하며 문화융성의 새로운 가치를 국가사회의 경쟁력으로 여기면서 지역사회도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지키고 계승발전 시키는데 관심을 높여왔다. 따라서 이제는 지구촌 모두가 문화융성을 경쟁력 강화의 새로운 가치로 인정하면서 21세기는 문화를 파는 시대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져 혼란을 겪고 있다.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가 10년 가까이 큰 동요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자의 정책을 충실이 따르는 동시에 조직의 이해를 충족시켜온 문화관료 들과 산하 공공기관들의 무조건적 복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기는 하나 부끄러운 일로서 문화예술인들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뭉개버린 역사의 기록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이런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 재발방지가 문화정책의 개혁을 위한 과제임을 인식한 정부는 지난해 7월말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를 출범시켜 운영해 왔으며 그 결과 지난 5월 8일 진상조사결과 및 제도개선 권고안을 발표하였고 지난 6월 27일에는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한 130명을 수사의뢰 또는 징계하라는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책임규명 권고안」을 의결했다고 한다. 아울러 새 문화정책준비단은 “문화비전 2030”은 사람이 있는 문화를 비전으로 ○개인별 자율성 보장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사회적 창의성 확산이라는 3대 방향을 제시하며 문화정책에서 추진되어야 할 9대 의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렇게 블랙리스트 사건이후 블랙리스트위원회, 새 문화정책준비단 등 민관협치 창구가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정책의 개혁은 문화관료 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온도차가 커서 아직은 멀게만 보인다. 

 그래서 문화예술인들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팔 길이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기를 바라고 있으나 문화관료 들의 관주도의 문화정책에 대한 규제개혁의지가 미약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문화관료 들만의 일은 아니다. 얼마 전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회의가 준비 미비로 연기되면서 대통령은 “이제 참을 만큼 참았다”고 질책을 했겠는가? 참으로 답답하기도 하고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기지만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감수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문화예술인들도 과도한 규제와 감독에 익숙해져 고정관념의 틀을 깨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모험도 감수하면서 상상속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문화예술인들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이제는 정부도, 지자체도, 문화예술인들도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정권과 관계없이 긴

호흡으로 문화융성을 위한 정교한 로드맵을 만들어 흔들리지 않고 매진해도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정권 5년마다 제각각 새 역점시책들을 내놓으면 관료들은 새로운 시책사업 추진에 앞장서고 정부출연기관은 물론 지자체까지도 일사분란하게 발을 맞추는가 하면 문화예술인들 마저도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모든 분야에서 선도자의 자세는 보이지 않고 “그래 시키는 대로 할게” 하는 추종자의 모습만 보이고 있어 “영혼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행태로는 글로벌 경쟁시대를 헤쳐 나갈 수 없으므로 우리도 중국처럼 “100년 마라톤 대장정”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10년 20년 앞이라도 내다보는 문화예술정책이 추진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독버섯 같은 부당행위는 바로잡고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 기득권을 지키려는 부당한 간섭과 규제를 엄격히 배제하고 「팔 길이의 원칙」을 준수하여 “문화비전 2030”의 3대 방향이 제대로 추진되고 문화예술계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데 모두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갔으면 한다.

 아울러 ‘문화는 생활이고 행복한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다’는 문화의 가치와 비전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문화예술계도 풍부한 상상력과 예술혼이 우리 모두의 생활 속에 녹아내리게 하는데 전념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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