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칼럼

박경리 선생님과 박완서 선생님, 그리고 하동 평사리 01.27
최 영 욱 (시인) 속수무책이다. 반도를 뒤덮는 축생들의 비명소리가 그렇고, 연일 영하의 날씨로 모든 것을 얼려버린 추위도 그렇다. 계속되는 추위에 섬진강에도 얼음이 잡힌 지 여러 날이 지났다. 물깊이가 얕거나 흐름이 약한 곳에서부터 얼기 시작한 강은, 얼었다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세월을 밀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썰물에 얹혀 바다로 향하던 얼음덩이들이 다시 바뀐 조류를 타고 강의 ..
인간관계 갈등의 중심 잡기 01.20
한 농부가 아들과 함께 당나귀를 몰고 시장 길을 나섰다. 이 때 지나가던 누군가가 혼잣말을 했다. “어리석은 사람이군, 당나귀를 타고 가면 훨씬 편할 것을.” 이 말을 들은 농부는 아들을 당나귀에 태웠다. 잠시 후 노인들이 모여 있는 곳을 가는데, 한 노인이 말했다. “저런 불효 자식이 있나! 늙은 아비는 걸어 가는데, 젊은 아들이 당나귀를 타고 가다니.” 이 말을 들은 농부는 아들을 걷게 ..
<하동칼럼>동편제 명창, 그리고 ‘토끼’ 이야기 01.06
토끼 해에 토끼 이야기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신문이고 방송이고 가리지 않고 토끼 이야기를 해대니 아무리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에 대한 예의를 차리려고” 그런다지만 사실 식상하다. 백과사전식 일반상식을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언론사 입장에서 보면, 그들도 참 답답한 노릇이다. 토끼의 해를 맞아 좀 색다른 얘기를 하고 싶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색다른 얘기가 드..
12월 하동칼럼 "꿈" 12.23
최 영 욱(시인) 동짓날 아침이다.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한다”는, 그래서 내일부터는 낮이 길어진다는 동짓날 아침이다. 지난 밤, 그 길었던 밤들의 꿈은 어디서 기지개를 켜고 있을까. 섬진강가의 백사장에서 우두망찰 홀로 앉아 있는 독수리 한 마리처럼 외로운 모습일까, 혹은 어둡고 긴 꿈의 터널이었을까. 또 한 해를 보낸다. 하릴없이 소모되었던 1년이었던 것 같아 가슴 짠하다. ..
<칼럼> 인맥관리 수준 높이기 12.16
크리이슬러 자동차를 경영위기에서 구한 아이아코카 전 회장은 "성공은 당신이 아는 지식 덕분이 아니라, 당신이 아는 사람들과 그들에게 비춰지는 당신의 이미지를 통해 찾아온다"며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말하였다. 하지만 생텍쥐베리는 ‘어린 왕자’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마음을...순..
탐방로 조성, 근본 취지 훼손해선 안 된다 12.10
탐방로 아카데미라는 데를 다녀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관광공사에서 실시한 교육 과정이다. 일반인 교육과 탐방로 전문가 교육으로 나누어 시행하는데, 이번에 실시한 전문가 과정에는 모두 40여 명(70% 정도가 각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고 나머지 30% 정도가 탐방로 운영과 관련된 민간단체 관계자였다)이 참여했다.본래 피교육자의 입장이 되면 괜히 피곤하고 온몸이 근질거려 가만히 못 ..
“이름 똑바로 부르고, 우리의 얼 지키자.” 이현도 (논설위원 / 언어학박사) 12.02
중국의 소상(瀟湘)은 경치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소상은 중국 호남성 동정호의 남쪽에 있는 소강과 상강이 합쳐지는 일대를 가리키는 말이다.오래전부터 중국서는 이 곳의 아름다운 경치 여덟 곳을 뽑아 소상팔경이라 불렀다. <소상팔경>이란 글자 그대로는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이라는 두 강이 어우러지면서 연출하는 팔경(八景)을 말한다.소상팔경도는 팔경을 여덟폭의 그림으로 그린 것..
<칼럼> 섬진강 연어 이야기- 길 위에서 연어를 만나다 11.26
최 영 욱(시인) “여름 잎이 초록색인 까닭은 엽록소가 초록이기 때문이고 단풍이 붉거나 노란 까닭은 엽록소가 소멸하는 자리에서 붉은 색소가 생겨나기 때문이다”라고 어느 책은 적고 있었는데 나는 돌아온 연어를 깊게 들여다보면서, 저렇듯 붉어서야 돌아온다는 것이 왜 이 깊은 가을이어야 하는지, 고갤 갸우뚱거린다. 벌레가 갉아 구멍이 송송 뚫린 낙엽 한 장을 들여다보듯, 치열한 흔적이다. 참으..
대우중공업 김규환 명장의 이야기 11.16
"저는 초등학교도 다녀보지 못했고 열 다섯 살에 소년가장이 되었습니다. 기술하나 없이 25년 전 대우중공업에 사환으로 들어가 마당 쓸고 물 나르며 회사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제가 훈장 2개, 대통령 표창 4번, 발명특허대상, 장영실 상을 5번 받았고, 1992년 초정밀 가공분야 명장으로 추대되었고, 우리나라에서 상을 제일 많이 받고 명장이 되었습니다. 사환에서 명장이 되기까지 제가 대..
“착하게 살자” 11.04
하아무 (동화작가.소설가)피터 싱어란 학자가 쓴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란 책이 있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제목이다.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에서 오직 자신만 편안하고 더 부유하게 되는 것을 추구하는 세태, 물질주의 사고방식이 불러들인 폐해를 지적한 책이다. 결론을 집약해보면 이기적인 삶은 자멸적이요, 윤리적 삶만이 희망이라는 것. 책을 펼치기 전에 나 자신으로부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