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칼럼

기후변화에 대비를- 이현도 (논설위원 / 언어학박사) 08.06
나의 텃밭은 해발 600m인데, 올해에는 예전에 없던 변화가 일어났다. 풀밭에 진드기가 많아졌다. 밭을 갈 시간이 없어서 묽혀만 두었던 풀밭이 온통 진드기 투성이다. 풀어놓은 개가 온 산으로 돌아다니며 묻혀와 풀밭에 뿌린 것이겠지만, 진드기는 풀의 진액을 빨아먹고 있다가 짐승이든 사람이든 풀밭을 스치기만 하면 털이나 옷에 금방 달라붙는다. 달라붙은 진드기가..
삼가 뱀의 명복을 빌다 - 하아무/소설가, 동화작가 07.23
평사리 최참판댁 뒤에 있는 한옥체험관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지리산 맑은 공기도 실컷 마시고 황토방의 효과도 직접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볼일을 보러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멈칫했다. 양변기에 제법 큰 지네 한 마리가 익사해 있었다. 지네는, 자기 동네에 커다란 한옥이 들어섰으니 관광차 들렀다가 횡액을 당한 것이..
장마, 그리고 섬진강- 최 영 욱(시인) 07.16
# 장면 1 밤새 퍼붓던 비는 서해량에서 오룡정까지 연결하다 채 완성되지 못한 강변둑 사이를 길을 삼아 마을로 짓쳐들기 시작한다. 이 거침없는 물길은 동해량 삼거리에서 찰랑거리나 싶더니 금새 정미소까지 위협한다. 저 고개를 넘으면, 만약 물길이 고개를 넘는다면 하동읍 시가지는 일시에 물바다가 될 터, 다행이 거침이 없던 물길은 고개(한목) 아래에서 찰랑..
긍정적 마음습관 들이기 - 김영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외래교수 07.09
늙은 인디언 추장이 손자에게 말했다. “얘야, 사람의 마음 속에는 두 마리 늑대가 싸우고 있단다. 한 마리는 나쁜 놈인데 그 놈이 가진 것은 화, 질투, 탐욕, 거만, 열등감, 거짓, 우월감, 이기심 등이란다. 다른 한 놈은 좋은 늑대인데 그가 가진 것은 기쁨, 사랑, 친절, 인내심, 평온함, 겸손 등 이란다.”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손자가 묻자,..
장례문화 개혁에 관심을 - 이현도(논설위원, 언어학박사) 07.02
경북 안동에다 선산을 두고 있는 광산김씨 도봉공파 문중이 모든 장례를 수목장으로 할 것을 결정해 화제가 되고 있다. 수목장이란 봉분이 있는 산소를 만들지 않고, 시신을 화장하고 뼛가루를 나무아래에 묻는 것을 말한다. 최근 화장률이 급증하면서 매장위주의 전통 장묘문화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지만, 문중차원에서 수목장을 하기로 한 것은 광산김씨가 처음이다...
훠어이, 액귀는 물렀거라 -‘부채’ (하아무/소설가, 동화작가) 06.25
날씨가 어느새 무더워졌다. 차 안에 두었던 쥘부채를 꺼내었다. 지난해 토지문학제 때 하동미협 회원들이 정성들여 글씨를 써준 것이다. 부채를 쫙 펴면 ‘아, 토지여! 생명이여!’라 적혀 있다.“흥, 반년 넘게 처박아 두더니 이제야 꺼내보는군.”이제는 거의 자동적으로 손을 대거나 쳐다만 봐도 사물이 살아난다. 처음엔 경외스러웠으나 몇 개월이 지나간 요즘엔 ..
뻐꾸기 - 최영욱<평사리문학관장, 시인> 06.18
유월의 숲은 소란하다. 초록에서 뻗히는 소리도 왕성하고, 종족을 이으려는 모든 날 것들의 울음도 진지하다. 그 중 유독 사람들의 귓전을 흔드는 울음이 바로 뻐꾸기의 울음이다. 뻐꾸기들이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댄다. 아마도 산란철일 거라 짐작은 하면서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인간들의 영역이 자꾸만 넓어지면서 외진 곳으로 밀려나는 인간의 말을 못하는..
귀농인 대통령과 광장 - 이현도 (논설위원·언어학박사) 06.11
“요즘 마늘 작황이 어떻노"?지난 달에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리기 전에 마을 농민과 오고갔던 대화다. “요즘 가물어서 별로 좋지 않습니다."그는“그래 걱정이네. 비가 와야 할텐데 말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노전대통령의 서거이후 그를 기리며 나온 수많은 어록들이 있었지만, 농민과 주고받은 이 말이 노무현이 진정으로 추구했..
좋은 인간관계는 보약보다 더 유익하다 06.04
3명이 같은 금액을 공동 투자하여 100달러를 벌었다면 33.333달러씩을 나누면 될 것이다. 그런데 전부 5달러 짜리 뿐이어서 나누는 방법은 35, 35, 30달러로 나누는 것이다. 이 때 대부분 35달러를 갖고 싶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30달러를 갖겠다고 할 가능성이 높다. 5달러 양보한 사람은 당장은 손해지만 ‘좋은 사람’이라는 관계를..
두들기세 두들겨 ‘다듬잇돌’ 05.28
대청마루에 다듬잇돌이 보인다. 슬그머니 다가가 쓰다듬어 본다. 제법 실해 보인다. 어릴 때 외가에 가서 들었던 그 다듬잇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도닥도닥, 또르락 딱딱 또르락 딱딱, 또르락또르락.신나겠다. 둘러보니 다듬잇방망이는 보이지 않는다. 고만고만한 몽둥이 하나를 주워 들고 두들겨 본다. 탁탁, 타닥타닥. 제 소리가 날 리 만무하다. 그래도 나는 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