河東浦口하동포구 - 심도 정득복

하동신문 0 311

  河東浦口하동포구  

                                                  심도 정득복

 

  지리산 뻗어내린 섬진강이/오백리길 물산을 헤치며/동남으로 흐르고

  화개천 맑은 물이/은어 비늘 반짝이며/공중으로 비상하네

                 ...... 중략 ......

  갈사리 푸른 갈대/김바리 숲을 이루고/노량바다 갈매기는 오가며 나는데

  하동포구 팔십리에 젖은 내 가슴/하늘보다 더 짙푸르네

 

  국민학교 동기동창들이 추진하고 하동문화원이 주관하여 시비 제막식을 2019년 5월 23일 하동에서 성대하게 거행했다.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 명당자리 물꽃정원에 화강암 3m 높이의 웅장한 시비가 늠름하게 우뚝 섰다. 

  동기동창들 25명을 비롯 시인이 재직했던 내무부 전직 공무원 50명과 친지 등 100여 명이 제막식에 참석했다. 산야는 푸르러 자태를 뽐내고, 섬진강 맑은 물은 유유히 흐르는 계절의 여왕 5월에 고향에 시비를 건립한 정 시인이 자랑스럽다.

 

  성웅 충무공께서 누란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고 순국하신 노량바다를 딛고서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기대고 섬진강을 품에 껴안은 하동은 시인 묵객을 많이 배출했다. 산자수명山紫水明해서 일까. 

  정 시인도 고향에 대한 짙은 애정과 자연을 예찬하는 순수한 시가 주류를 이룬다. <뿌리 내리는 땅>과 <첫사랑> 등 시집을 9권이나 발간했다. 그리고 경희대문학상 등   7개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정 시인은 건설부와 내무부에서 34년을 근무하였기에 전업창작 기간은 오래지 않다. 인생은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갯벌에서 진주조개를 캐내서 갈고 닦아 영롱한 진주로 태어난다. 시비 제막식을 계기로 옛날 써두었던 주옥같은 시를 캐내고, 태양이 불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을 맞은 시인은 완숙한 새로운 시를 창작하여 최후의 시집을 발간해 대시인이 되어 달라고 권고했다 

  

  시비 제막식이 끝나고 우리 동창들은 인접한 남해군으로 갔다. 노량대교 아래 바닷가에서 취하도록 마시며 잔치를 벌였다. 80을 넘긴 할배 할매들이 한풀이하듯 노래와 춤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어디서 그런 힘이 솟구치는지. 고향에 취하고 우정이 넘쳐서일까. 다음날 하동, 진주, 부산 그리고 서울로 아쉽게도 기약 없이 뿔뿔이 헤어졌다.